김태인(안성문화원 사무국장)
내가 살고 있는 고장 안성은 수도권 최남단에 위치한 인구 20여만인 도농복합시로서 삼국시대의 내혜홀(奈兮忽), 백성군(白城郡) 등의 지명 변천을 통하여 고려시대부터 안성(安城)이라는 지명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변함없이 쓰고 있기에 지리적·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이 뚜렷한 고장임에 틀림이 없다.
21세기에 화두가 된 힐링(Healing)하기에 좋은 도시, 웰빙(Wellbing) 생활에 수도권 중에서 최적합 도시가 안성이 아닌가 감히 주장한다. 원활한 교통흐름, 충분한 녹지공간과 오염산업의 배제로 청정한 환경, 아직도 순박한 인정이 넘쳐 나기에 강력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중소도시 이미지 유지로 큰 자부심을 갖고 산다. 반대로 예전 안성장시(安城場市)의 융성으로 얻은 명성이 현대 산업사회에서 도시의 발전이 그리고 인구의 증가가 다른 여타 지자체에 비해 느려도 너무 느린 도시라는 명함도 함께 지니고 있어 아쉬움 또한 한 켠에 담고 산다. 안성시는 가급적이면 옛 것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의 개발성장을 해왔기에 얻게 된 명함이라 생각하고 천천히 개발을 해 다른 도시에 비해 정돈되고 깨끗한 주거환경을 구축해 왔다. 이에 갑작스러운 개발이나 고도성장의 도시가 아니기에 전통 가치의 발굴과 보전 전파하는 파수꾼 역할을 하고 있는 안성문화원에서의 일은 더욱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하지 않을 일이라고 본다. 그래서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임한다. 안성문화원의 역할을 소개할까 한다.
첫째 지역 민속축제의 정착: 1989년에 지역축제의 필요성을 인지하여 지역 민속축제인 백성문화제를 시작하여 2000년까지 문화원 주관으로 지역축제를 진행하고 더 낳은 축제를 위해 2001년부터 바우덕이 축제로 개칭해 안성시 주관으로 진행해 오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우수 지역축제로 자리매김하였다. 부수적으로 민속보존 단체인 남사당 보존회와 향당무 보존회를 육성 발굴하여 운영하고 있다. 특히 남사당 보존회는 시립 남사당으로 발전하여 상설공연장과 단원의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되었고 상설공연장에는 내외국인의 방문이 이어져 호평을 받고 있다.
둘째는 안성시지편찬: 1990년에 안성군지가 발간되었고 2012년도에는 총 8권 7천여 페이지에 달하는 안성시지(安城市誌)의 방대한 작업을 마무리하여 편찬하였다. 시지에는 역사와 지리, 성씨와 마을, 안성의 자랑, 민속과 전통, 안성의 현재, 인물자료집, 문헌자료집, 사진자료집 등이 총망라되어 있다.
셋째 향토 사료집 발간사업: 문화유적총람, 안성인물지, 안성3·1독립운동, 안성의 마을 유래 등 매년 한 권의 향토 사료집을 발간하고 있다. 금년에는 금석대전을 준비하고 있다.
넷째 문화학교 운영: 시민을 대상으로 서예반, 풍물반, 국악반, 한국무용반, 향당무반, 문화유적 답사반, 다도반, 미술반 등 강좌를 개설하여 다양한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 재능 봉사자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진행하고 있다.
다섯째 지역문화 행사 주관: 새해 해맞이 행사, 천제례, 전통혼례, 전통 성년례, 3·1운동 행사, 전국 민요경창대회, 옛 사진전 등 다양한 지역행사를 주관하고 3개 향교의 충효도의 교육 및 민속전통 보존사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지역의 소규모 축제현장에도 협조하여 성공적인 축제가 되도록 참여한다.
안성지역의 문화분야에서 괄목할 것은 종전 안성시민회관의 노후화와 문화행사 진행에 많은 애로사항이 있어 다목적 복합교육문화 센터의 건립이 올해 기공을 시작으로 2018년에 준공을 목표로 사업진행이 되고 있다. 복합교육문화 센터가 건립이 되면 지역 문화행사의 규모나 질적인 측면에서 한 층 나아질 전망이다. 안성문화원이 지역문화 운영의 메카로서 타 문화관련 단체와 함께 협조와 조화를 이루면서 문화예술의 고장, 장인정신의 고장, 호국정신이 빛나는 고장, 선비정신이 깃든 고장을 바탕으로 지역의 전통문화를 현대에 슬기롭게 접목하여 그 맥을 이어가도록 하는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