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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서평> <정책/이슈>
경기도문화원연합회의 새길찾기경기도지역 어르신프로그램의 현황과 과제
어르신 기획자 교류지원사업을 추진하면서


최영주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사무처장)


1. 들어가면서

이번 어르신 기획자교류지원사업을 통해 목표한 것은, 첫째 문화원을 중심으로 지난 10년간 국고지원을 통해 추진했던 어르신사업의 현황을 점검하고 경기도 차원의 향후 방향을 모색하는 것과, 둘째로 사업추진 10년이 지난 지금, 경기도 31개 시,군 지방문화원은 이러한 콘셉의 사업방향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으며, 그에 맞는 형태로 사업계획을 하고 있으며, 연합회는 이 사업의 향후 방향에 대한 미래비전을 제시하고 있는가? 하는 평가와 반성의 계기를 만들어보자는 것이 또 하나의 목적이다. 
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추진 방향을 설정하게 되는데

동 사업의 지역간 교류를 위한 플랫폼으로서의 시도연합회의 위상 정립 및 시스템 구축
▶  자문기구와 컨설턴트 활용을 통한 지역기획자역량강화 
 지역별, 권역별 사업추진현황파악과 동 사업의 이해도 증대를 위한 사업배치
 우수사례개발과 성과관리를 통한 동 사업의 확장 가능성 모색 

이라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차례의 전문가 자문회의와 파일럿 모니터링을 통해 각 지역별 사업을 파악하고 1차 워크숍을 통해 기획자들과 함께 경기도의 어르신사업에 대한 방향모색을 하기에 이른다. 

이 글은 사업의 기획단계부터 전문가 자문회의, 모니터링, 1차 워크숍의 결과를 바탕으로 <어르신사업>의 현황과 향후 방향에 대한 도연합회 차원의 ‘안’을 제시하고자 작성되었다. 

그런데 우선 염두에 둬야 할 것은, 경기도 31개 시,군 문화원 및 기관에서 <어르신문화프로그램>에 대해 갖는 이미지와 외부에서 보는 문화원에서 추진하는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의 간극이다. 이 간극이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이것은 연합회의 책임이기도 하지만, 지방문화원의 한계를 노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먼저 이 사업은 국고지원사업이다. 때문에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문화원 하면 <어르신>사업으로 대표된다. 
그러나 실제로 경기도 지방문화원에서 보는 어르신사업은 연합회에서 하는 사업이며, 마지못해 하는 사업이다. 특히 도시문화원에서 대하는 태도는 현저히 소극적이다. 연합회에서 부탁하니 안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하기도 귀찮은 그런 일이다.
그러니 왜 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러나 외부에서 보는 시각은 <문화원=어르신사업>이라는 공식처럼 인식하고 있으며 ‘어르신사업 수행능력’이 문화원의 역량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지난 2015년 10월 21일 한문연 부설 정책연구소가 주관한 <2015지방문화원발전포럼>을 통해 충남연구원에 의해 발표된 <지방문화원의 현황과 발전>이라는 자료 중 전국 228개 문화원의 인프라 분석에 의하면, 평균 3명의 직원이 연간 수행하는 사업의 개수는 평균 40여개에 육박한다. 즉 한 달에 3~4개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평균 수치라는 점을 감안할 때 더 많은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그러니 지역문화원에서 보면 <어르신사업>이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사업의 맥락이며 방향이고 뭐고 생각할 겨를이 없다. 하나가 끝나면, 다음 사업이 기다리고 있고, 다음 사업을 할라 치면, 정산이 기다리고 있고, 행정감사다 총회다 이사회다, 지역신문에 한 번 말썽 기사라도 나올라 치면 ‘에라이! 뭔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내가 이렇게 일하고 욕먹고 하고 있어?! 그렇다고 급여가 많아? 에잇!’ 

문화원 직원이 하는 얘기다. 자! 힘드니까 접자?! 라고 하기에는 이미 늦은 것 같다. 그렇다면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사업추진 시스템을 정립하고 여러 가지 사업의 맥락을 연결하는 것을 통해 그 해답을 찾고자 하는 것이다. 도연합회가 현황을 분석하고 사례를 연구하는 일을 대신 해주고, 기획자들이 모여 머리를 맞대고 함께 전략을 수립하고, 교류네트워크를 통해 서로가 서로에게 힘을 보태고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찾을 수는 없을까?

어르신사업이 국비로 지원이 된 지 10년이다. 문화원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앞서 얘기한 방법으로 10년을 노력했다면 좀 더 나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 지금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10년 후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장기적인 비전을 함께 수립해보자는 것이다. 


2. 어르신사업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의 현황

먼저 한국문화원연합회를 통해 추진하는 사업의 현황을 검토해보면, 공식적인 사업명은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이 사업에 대한 정의를 “고령화시대 어르신세대의 여가기회 및 사회참여활동 확대를 통한 문화향유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사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다음 세 가지의 정책목표를 설정하고 있는데,


1) 어르신 문화향유증진을 통한 삶의 질 향상
 고령화시대 어르신세대의 여가기회 및 사회참여활동 확대를 통한 문화향유 증진 및 삶의 질 향상에 기여

2) 지방문화원 문화거점화
▶ 지방문화원을 노인사회문화예술교육의 거점센터로 육성
▶ 생활예술동호인의 전국적 확대 추진

3) 세대/계층간 소통과 공감

1. 어르신 중심 맞춤형 예술교육에서 인문학, 청소년참여, 마을기반 프로그램 등의 확대로 세대간, 계층 간 소통과 공감하는 사업으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구체적 사업 발전 전략으로는
 단기전략(1~3년) : 도입 및 성장단계, 어르신의 여가기회 및 문화향유 증진, 사회참여 활성화 단계
 중기전략(4~5년) : 동아리 활동, 사회적 기업화 등 어르신들이 독립적으로 문화예술활동(단체)을 운영하는 경쟁력 강화단계.


라고 밝히고 있다.
앞의 목표와 전략에 따라 표에서 알 수 있듯이 총10개의 세부 단위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그림있음>

다음 그림은 지난 2013년 한국문화원연합회 자문회의 결과 그동안 전개되었던 <어르신문화사업>에 대한 추진 개념을 도표로 정리한 것이다.

“어르신문화학교를 통해 기초적 문화예술교육의 체험과 습득을 통해 동아리화하고 어르신활동가를 양성하여 지역의 어르신문화나눔봉사를 통해 지역문화를 활성화시킨다.”는 것이 1개 단위 지방문화원 지원체계였다. 

<그림있음>
<그림있음>

2015년 경기도 지역 어르신사업 현황표
앞의 표에서 알 수 있듯이 경기도 지역 어르신사업은 동아리사업-활동가양성사업-문화나눔봉사단 사업의 3개 프로그램에 거의 올 인(All-In)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업의 면모를 들여다 보면, 동아리 사업보다 활동가에 어울리는 사업이 동아리 사업에 편성되기도 하고 그 반대가 되는 경우도 있고, 문화활동가양성사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한 듯 보이기도 한다.
대안으로 사회적기업으로의 전환과 생활문화전승프로젝트 형태의 기획사업이 추진되고 있으나 거의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 

네트워크 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도 지역어르신동아리(평생학습동아리, 복지관 동아리 등)를 연계한 프로그램일뿐 지역과 지역이 연계된 네트워크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고, 여행이나 답사 프로그램이 네트워크 사업으로 둔갑하기도 한다. 
어르신 문화동아리 사업은 강사중심의 강좌운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어르신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할 때 어르신에 대한 현황, 욕구, 수요조사를 바탕으로 한 사업기획이 이루어지는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누군가 ‘이런 거 하면 좋겠다!’는 제안에 의한 즉흥적 사업아이템 선정에 따라 전후 맥락에 관계없이 동아리 사업에 넣기도 하고, 활동가 부분이 사업비 규모가 크니 그쪽으로 신청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렇게 신청해도 선정이 되고 지원이 된다.
사업의 맥락이 헝클어져 있으니 정산이 잘 될 리가 없다. 
그러니 연합회 차원에서는 정산교육이 주가 될 수밖에 없다. 악순환이다.
이것이 문화원을 중심으로 한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의 현재이다.

지난 1차 자문회의를 통해 몇 가지 의미 있는 결론이 도출되었고 소개하고자 한다. 

어르신문화프로그램에 관한 이해 및 문제점

 단위 사업별 구분이 현장에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경우가 있다. 
어르신 사업에 공적 예산을 투여하였기에 사업의 결과로 지역적 파급 효과가 있어야하는데, 그러지 않은 것 같음. 어느 단위 사업이든 지역 사회와 맞닿아 있어야 함. 각각의 사업을 기획자가 엮어낼 필요가 있음. 즉, 지역의 문화 지형을 읽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함. 문화원이 지역 문화의 허브 기관 역할을 못하고 있다. 

‘수혜자-공급자’의 맥락에서 일부 ‘수혜자’만 지원받고 있다. 복지는 수혜라는 관점이 바뀌어야한다. 

자발성을 강조하다 보면 참여할 수 있는 사람만 한다. 소외되는 사람이 발생한다. 자발성이 있는 동아리, 소외된 사람들을 위한 동아리, 투 트랙이 필요하다. 그런데 본 사업의 경우, 소외된 이들을 위한 것이 없거나 끌어들이기가 힘들다. 문화프로그램을 복지관에서 시행되며, 양적 성장 과정에서 프로그램의 애초의 기획의도, 자발성 등이 사라지고 형태만 보급이 된 상황임. 정신은 빠지고 형태만 반복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므로 기획의도를 유지하고, 새로운 문화 기운을 희석되지 않으면서 프로그램이 보급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 

문화 기관에서는 소외된 이들을 위한 기획이나 관점을 갖기 어렵다. 복지와 문화의 소통, 연계가 필요하다. 기획마인드가 퇴색되면서, 창조하는 힘은 줄어들고, 카피하는 힘만 남아 무늬만 남았다. 프로그램에 투입만 하는 것 같다. 복지관도 급하게 예산을 써야하고, 업무가 과중되며, 문화에 대한 관심, 소양을 가진 전문가가 없어서, 일단 ‘투입하고 되는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투입되고 소멸되는, 경험이 축적이 안되고 있다. 

어르신의 만족도는 높은데, 정확한 수요도 조사나 프로그램에 대한 효과 등의 질적인 평가를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 
오랜 활동으로 질적으로 성장한 어르신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 또한 기획자의 역할이다. 
새로운 노년층의 문화적, 생애적 특징이 달라지므로 기획의 관점이 달라져야한다. 

어르신 사업의 방향

by가 쉽게 생기는 것이 아니므로, 역량, 의미, 노하우가 있는 동아리에 사업의 방향을 잡아준다던지, 총 지원 사업 중 by로 기획된 사업쿼터제를 시행한다던지 지원 필요. 

‘수혜자-공급자’ 맥락을 깨야함.

3세대 융합, 시니어-기획자 연결, 단순히 객관화가 아니라 by의 관점으로 전환이 되지 않을까


3. 문제제기

현재는 그랬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지난 10년간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의 구도에서 담아내지 못하는 부분을 담아낼 필요가 있다.
 
첫째, 동아리와 활동가의 구분이 모호하다. 이 구분이 모호함에 따라 활동가 사업의 맥락을 잡아내기가 어렵다. 활동가를 양성한다는 것은 

1. 시민기획역량부문과 
2. 적정기술, 숙련기술을 활용한 사회나눔프로그램의 개발 
3. 양성된 동아리들의 네트워크사업의 자체 기획이 가능한 사업이 전개되어야 한다.

둘째, 세대가 융합하고 통합된 형태의 사업을 담아내기가 어렵다.
예를들어 “수의만들기”프로그램은 3대 가족이 모이지 않으면 눈에 띄는 성과를 보기 어려운 사업이다. 
할아버지(할머니)-아버지(어머니)-아들(딸)이 함께 삶과 죽음을 이야기하며, 가족공동체를 회복하는 사례말이다.

셋째, 우선 문화원에서 이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지역 어르신의 현황과 욕구, 수요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넷째, 사업선정, 추진, 정산의 과정이 너무나 행정편의주의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5월에 사업이 선정되고, 추진할라치면 11월까지 사업을 완료하고 정산서를 제출하라는 주문이다. 다시 말하면, 이 사업은 5월부터 10월까지 6개월짜리 사업이다.
12월부터 다음 해 4월까지 반년은 쉬어야 한다. 그런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청하면 무슨 사업이건 선정이 된다는 것이다.
이제 새로운 그림을 그려보자.

우선 모니터링과 자문회의, 1차 워크숍의 결과를 바탕으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2차 워크숍에서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차원에서 향후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을 경기도에서는 어떻게 전개해야 할까 하는 (안)을 제시하기로 했다. 이 안(案)을 바탕으로 논의를 심화시켜 향후 방향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4. 제안

베이비 붐 세대가 실버세대로 편입되면서 어르신들이 원하는 욕구와 지향이 변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간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베이비 붐 세대가 원하는 것을 다음 다섯가지로 요약하고 그에 따른 비즈니스 아이템을 제시하고 있다. 

1) 건강 : 육체적 건강 + 정신적 건강 추구 
2) 가족개념의 확장 : 봉양 -> 원거리 봉양 (효 개념의 확장)
3) 여가 : 단순한 휴식이 아닌 능동적 체험을 바탕으로 한 여가 활동 선호
4) 사회참여 : 수혜대상으로 만족하지 않고 정치적 견해를 적극적으로 표출하기 시작했고, 베품, 나눔, 지원 활동을 추구하기 시작
5) 디지털라이프 : 아날로그에서 디지로그형 라이프스타일 향유 욕구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정책보고서 <2014년 노인실태조사>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은 맥락을 잡고 있다. 

우선 기존의 <어르신문화프로그램>의 구도에 수용되지 못한 측면을 해소하기 위하여 두 개의 키워드를 설정해 봤다.

 핵심키워드 :
1. 세대통합 
2. (탈 장르, 탈 부문이 전제된)네트워크

 사업아이템 제안
1. 개인의 삶이 마을의 삶이다.
    아카이빙 (구술사, 마을박물관사업)
    지역특성화 문화콘텐츠 개발사업으로 발전
2. 여생을 행복하게 보내기 위한 문화예술활동 전개
    꽃 보다 할배같은 여행프로그램 (창의적, 크리에이티브한 기획)
3. 적정기술, 숙련기술을 활용한 사회나눔 프로그램의 개발
    문화예술부문만이 아니라 조직운영, 관리, 재무, 실용기술 등을 폭넓게 적용한 사례 개발
4. 문화예술부문 외 비즈니스, 산업, 서비스, IT 등과 연계된 탈 장르 네트워크사업 개발
    어르신 홈쇼핑 등


5. 맺으며

경기도지역 동사업 현황을 보면 모 문화원에 <어르신짚풀공예>프로그램이 있다.
(   )짚풀공예라는 프로그램의 빈 공간에 당당하게 (어르신)짚풀공예라고 쓰고 있다.
기획을 한다는 것은 (   )안에 무엇을 채우는가하는 문제의식에서부터 출발한다. 
(어르신에 의해서 무엇을 하고자하는)짚풀공예라는 형태의 사업기획을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렇게 했을 때 단순한 사업에서 기획사업으로 전환이 가능하지 않을까?
사업의 맥락이 달라지고, 의미가 달라지고, 사업추진의 무게감이 달라지지 않을까?
지난 10년간 구조화된 구도에서 담아내기 어려웠던 두 개의 키워드, 즉 세대통합이라는 관점과 확장된 개념의 네트워크 사업의 형태로 어르신사업의 전개가 가능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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