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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서평> <정책/이슈>
경기도문화원연합회의 새길찾기지방문화원 어르신 사업 담론 어떻게 만들 것인가

 

윤한택(역사가, 문자연구가)


1. 2016 문화정책과 어르신 사업

1.1 2016 문화정책의 방향 :  

문화융성(2015.8.18 문체부 ‘국정 2기, 문화융성의 방향과 추진계획’을 중심으로)
전통문화유산과 보유자산 세계화 : 한국인의 뿌리에서 찾는 국가브랜드(코리아 프리미엄 창출 및 문화영토의 확장), 전통문화의 재발견과 새로운 가치 창출(세계기록유산, 무형유산, 한글, 전통꽃, 전통 친환경 건축기술, 한식, 한복, 한옥 등)
 문화융성과 창조경제 시너지 창출(민관협력 한류 영역 확대, 문화콘텐츠산업의 요람 ‘문화창조융합벨트’ 활성화<문화창조벤처단지, 문화창조융합센터, 문화창조아카데미, 문화콘텐츠콤플렉스, K-컬처벨리, 아레나형 케이팝 공연장, 창조경제혁신센터>, 재외문화원을 통한 한류세계화)
 문화향유 확대(문화가 있는 날 사업 확대, 세대별 문화향유 프로그램 확대, 실버세대 정책 강화, 추진체계 강화)

1.2 어르신 사업

 세대별 문화향유 프로그램 확대
유아·어린이, 청소년, 청·장년층, 실버 세대 등 모든 세대를 위한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해나간다
 우선 유아·어린이 대상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문화 디엔에이(DNA)를 심어주기 위한 문화예술교육이 시행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는 학교와 사회에서 문화예술교육 참여기회를 확대한다. 중학교 자유학기제 전면 실시와 연계하여 맞춤형 체험 활동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청·장년층을 대상으로 생활 가까이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문화가 있어 행복한 실버세대
문화향유에서 소외된 실버세대를 위한 정책도 강화된다. 악기, 연극, 무용 등 실버세대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대폭 확대하고 실버세대 ‘1인 2기(문화예술 1개, 스포츠 1개)’ 문화 캠페인을 전개한다. 
실버세대의 지혜와 ‘흥’을 전 세대가 나누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은퇴인력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인생나눔교실’을 확대하고 지역 원로 예술인이 공연단을 구성하고 그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 문화융성의 배경과 어르신 사업 전망

2.1 문화융성의 배경

문화 융성의 두 가지 키워드는 개성과 창조이다. 그 배경에는 지난 20세기까지의 결정론적 세계 체제 내부에서 새로운 비결정적, 확률적인 개체 단위의 창조도시가 진화해온 과정이 가로놓여 있다. 

첫째,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진영 모순을 바탕으로 한 수직적 세계분업체계가 붕괴함으로써 주변 지역의 중요성이 증대되었고, EU 등 블록화가 이 경향을 촉진시킴으로써 각 지역 사이의 수평적 네트워킹이 확대되었다. 

둘째, 중앙집권적 관료기구의 비대화에 따른 경직성의 증대와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서의 지나친 민영화가 기존의 복지정책의 후퇴를 가져오면서 민관협력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셋째, 산업의 하이테크화, 정보화, 소프트화에 따라 기존의 소재 중심 산업의 소품종 대량생산에 걸맞던 포디즘에 대신하여 포스트 포디즘적 조직 경영, 문화지향형 산업정책이 등장하였다. 이에 따라 휴먼스케일의 공방형 기업이 지역 단위의 네트워크형으로 결합하는 다품종 적량 생산의 유연한 산업 커뮤니티가 대안으로서 주목되었다. 

그리하여 이행하고 있는 미래 세계관의 반영으로서의 창조도시는 문화적 개성을 바탕으로 한 지역별, 산업별 연합체, ‘수평적 지역 네트워크로 연계된 문화산업 커뮤니티’로 출현한다.  

그 실체는 경제와 환경을 고려한 지역문화 소우주인데, 그 속에서는 국가의 문화, 세계의 문화, 전통문화, 현대문화가 서로 융화, 공명, 상생하면서 미래를 지향하고 품격과 매력을 높여간다. 여기서는 예술가와 과학자가 자유로운 창조 활동을 전개할 뿐 아니라 노동자와 기술자도 노동을 통하여 자기 삶을 실현시킴으로써 자기혁신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게 되며, 전체적 삶의 질이 개선되면서 서민 수준의 일상생활을 예술적으로 영위할 수 있게 된다. 

제도적으로는 도시의 과학과 예술의 창조성을 지탱하는 대학, 전문학교, 연구기관, 극장, 도서관, 문화시설 등과 각종 기업의 권리를 옹호하고 신규 창업을 용이하게 하며 창조적 일을 지원하는 각종 협동조합과 협회 등 비영리섹터가 광범하게 확충된다. 정책적으로는 도시 주민의 창조력과 감성을 높이는 도시경관을 조성하고, 개성적인 문화적 지역을 지탱하는 경제기반을 마련하는 등 산업정책과 문화정책이 유기적으로 작동한다. 

2.2 어르신 사업 전망

문화융성의 배경은 다름 아닌 이행하고 있는 미래 세계관의 반영으로서의 창조도시이다. 그것은 문화적 개성을 바탕으로 한 지역별, 산업별 연합체, ‘수평적 지역 네트워크로 연계된 문화산업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어르신 사업의 방향도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전망할 수 있다. 검토될 논점은 다음과 같다.

① 노년을 바라보는 관점
 사업 주체로서의 어르신과 세부 특성
 세대 간의 소통과 그 과정
 지역 자원 및 네트워크의 활용
⑤ 지역 커뮤니티 재생

이상을 논의하기 위해 2015년 7월 희망제작소에서 발행한 <희망리포트 [2015-02] 100세 시대 새로운 생애주기 제안: New Life Cycle 새로운 생애주기 관점으로 파악한 베이비부머들의 욕구 및 지원방안 - 사무직 중년층을 중심으로> 중 Ⅴ. 제언 부분(첨부)을 강독하며 토론해보기로 한다. 


※ 첨부
<100세 시대 새로운 생애주기 제안: New Life Cycle - 새로운 생애주기 관점으로 파악한 베이비부머들의 욕구 및 지원방안 - 사무직 중년층을 중심으로> 중 Ⅴ. 제언

고령화 시대가 가져올 사회변동에 대한 이해와 새로운 생애주기에 입각한 본 연구의 관점, 그리고 연구 분석 결과를 종합하여 고학력·사무직·중산층 베이비부머들이 제2성인기의 생애과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지원프로그램을 제안하고자 한다. 

고령화시대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일차적으로 정년제도, 연금제도, 고용구조 개선, 일자리 발굴 등 국가적 차원의 제도설계 및 개선이 요구된다. 본 연구도 그에 대해 일부 분석하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본 연구는 무엇보다도 고령화와 관련한 지금의 정책 환경을 살펴볼 때 제3섹터가 지닌 장점, 즉 창의적이고 유연하며 참여적인 특성이 국가적 차원, 혹은 공공 부문에서의 제도개선을 촉진시키는 데 긴요하다고 판단해서, 아래에서는 국가적 차원의 제도 개선보다는 시민사회 내의 비영리 기관과 단체, 다시 말해 제3섹터 부문에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을 중심으로 지원책을 검토한다. 민간부문의 비영리 기관과 단체는 정부나 기업이 다루지 못하는 영역과 수요에도 다양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학습 환경 및 서비스를 기획하여 제도개선을 촉진하는 혁신 사례를 발굴할 수 있다. 일례로 스웨덴의 경우, 민간단체가 노년기 사회참여 문화의 구심점이 되어 각종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주도하고 있고, 정부는 이러한 단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정경희 외, 2011:161). 희망제작소가 2006년부터 베이비붐 세대 은퇴자를 대상으로 일련의 프로젝트(생애설계교육인생 행복설계아카데미 등)를 기획, 시행한 내용들이 현재 관련 공공기관과 지방자치 등에 광범위하게 확산되어 제도화 과정 중에 있다. 

1. 프로그램 기획의 관점과 방향

1) 새로운 생애주기에 대한 이해

은퇴와 노년기에 대한 기존의 생애주기 관점을 새로운 생애주기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전의 관점에 의거해 은퇴 이후의 삶을 ‘여생(餘生)’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고령화 시대에 적합한 정책은 나오기 어렵다. 실제로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를 경험한 나라들을 보면 고령화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우선적으로 정책의 관점을 점검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독일의 경우 정책 수립 전에 대국민 캠페인을 통해 노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실시했고, 호주에서는 고령 근로자를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서 가치가 있으나 ‘아직 탐구되지 않은 자원’으로 간주하는 패러다임 전환을(정경희 외, 2011:77~78) 시도하고 있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중년층은 물론이고 노년층의 경험을 활용하고 잠재력을 발전시켜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주는 것을 정책의 틀로서 논의하고 있다. 

본 연구가 제안한 새로운 생애주기 관점(NLC)은 50~60대를 제2성인기라는 새로운 생애시기로 설정하고 노년기와 구분하였다. 이에 따르면 제2성인기는 복지 수혜기가 아니라 이제까지의 삶을 통합하고 조정하는 성장의 시기이자 인생의 새로운 기획을 할 수 있는 창조의 시기이다. 고령화 사회는 다세대 사회이기도 하다. 새로운 생애주기는 중년층뿐만 아니라 고령화 시대를 살아갈 모든 세대에 적용되어 정책이나 지원의 틀로 작동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이런 관점을 사회 전반에 확산하여 새로운 생애주기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합의를 이루어갈 필요가 있다. 민간부문에서 이런 관점을 먼저 적용하여 선도적인 지원책을 수립, 실행함으로써 새로운 생애주기 담론의 사회적 확산에 기여하고, 국가 차원의 제도 설계에 정책적 영감을 줄 필요가 있다.

2) 제2성인기 특성에 적합한 지원

제2성인기 중년층에 대한 지원은 이 시기와, 이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충분한 이해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청소년에 대한 사회적 서비스와 정책이 청소년기의 고유한 특성에 대한 이해와 분석을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지듯이 제2성인기 중년층에 대한 지원도 그와 같아야 하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드러난 그들의 인식과 욕구, 이 시기의 생애과제를 이해해야 하며, 특히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욕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존재가 되려는 욕구가 이 시기에 두드러지게 높아지는 이유 중의 하나는 기존의 생애주기 관점에 따르면 그들의 사회적 존재감이 쇠락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고령화 시대에는 이러한 책임감을 지지·지원하여 사회발전의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제2성인기, 특히 중년전환기의 주요한 특징 중의 하나는 충분한 탐색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서 심층면접 분석에서 확인되었듯이 이 시기에 이들은 가치관, 삶의 목표, 자아정체성, 관계, 일 등 삶의 여러 요소에 대해 숙고하고 탐색한다. 그런데 베이비부머들 대다수는 제1성인기를 평생직장 개념 아래 보냈기 때문에 주도적인 경력 변화를 경험한 적이 별로 없다. 한 번의 시도나 경험으로 전환을 이루기는 어렵기 때문에 보통 2~3년, 길게는 5년까지 탐색이 이어지기도 한다. 이 점을 고려하여 일회적이고 단기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탐색 기간 전체를 염두에 두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필요하며,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탐색을 위해 시간, 공간, 프로그램 등 전방위에서 정책 접근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3) 세대 간 이해와 협력

고령화사회가 되면서 새로 등장한 첨예한 사회적 쟁점 중의 하나가 세대 갈등이다. 특히 한국 사회는 다른 고령화 국가에 비해 사회변동 속도가 빨라서 세대 간 가치관이나 문화 차이가 상대적으로 더 크고, 더욱이 사회복지제도가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채 고령화를 맞이한 탓에 일자리, 연금제도 등을 놓고 이미 세대 갈등 담론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갈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고령화 시대의 중요한 인구학적 변화 가운데 하나가 다세대 사회의 출현이다. 심지어 시니어 세대 내에서도 세대 구분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도 확인했듯이 베이비부머들은 다른 세대와 가치관의 차이가 있고 그것이 갈등의 요인이라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 다만, 본인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런 주관적 인식은 다른 세대의 가치관과 문화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한,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직장 중심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다른 사회적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흔치 않고, 은퇴 뒤에는 직장을 통해 형성된 관계는 거의 사라진다. 때문에 다른 세대와의 접촉, 특히 젊은 세대와 접촉할 기회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제2성인기 중년층이 지속적인 사회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여러 세대가 서로 존중하며 평화롭게 공존하는 다세대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도 모든 지원프로그램 설계에서 세대 간 이해와 협력을 촉진하는 관점(세대 간 협력 인지적 관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경로와 방식으로 서로 다른 세대가 접촉할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2. 시민사회 영역에서의 지원방안 제안 
: 프로그램 아이디어

앞서 설명한 지원 방향과 관점을 고려하여 구체적인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시민사회 영역의 비영리 기관과 단체가 주체가 되어 시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 아이디어를 제2성인기 생애과정에 맞추어 살펴보고(그림 5-1), 다른 섹터와의 협력과 연대를 통한 지원 방안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그림 5-1] 제2성인기 생애과정 단계적 접근

생애과정의 주요 단계를 참조하여 크게 세 가지 프로그램, 즉 자아탐색 프로그램, 새로운 일을 경험하고 시도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 관계 재구성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나누어 프로그램의 방향과 전략,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기술하고자 한다.

1) 자아탐색 프로그램: 교육 프로그램

① 취지 및 개요
제2성인기의 주요 생애과제 중 하나가 자아정체성의 재정립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성찰적 인식을 통해 새로 맞이한 시기의 삶의 목표를 점검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연구참여자들은 익숙하지 않거나 낯선 세계, 이전 시기에는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은 문제, 상황을 보는 전혀 다른 시각 등을 통해 새로운 관점을 습득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에 대해 통찰하는 기회를 가졌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탐색과 성찰에는 무엇보다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설문조사에서도 교육을 받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 은퇴 후 학습의 주요 장애요인으로 꼽혔다.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자아탐색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은퇴 후 부정적 정서를 극복하고 현재의 상태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학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제까지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의 가치관을 가다듬고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획득해야 하는데, 이는 삶의 근본적인 문제를 다루는 인문학적 교육과정을 통해 가능하다. 심층면접에 참여한 은퇴자들 대다수가 은퇴자 교육의 토대 교육으로 인문학 교육을 꼽고 있다. 따라서 삶의 패턴이 변하는 제2성인기라는 생애시기를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도와줄 수 있는 교육 과정이 수립되어야 한다.
둘째, 변화와 혁신을 위한 학습이 필요하다. 앞서 살펴보았듯 자영업이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인데 반해 장년층의 자영업 비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중년층 은퇴자들은 무분별한 창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이는 중년층이 사회 및 경제 구조의 변화에 민감하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로이 삶을 기획하려면 새로운 흐름과 문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열린 태도가 필요하다. 내용적으로는 사회 변화의 동향, 혁신의 사례, 새로운 기술이 포함되어야 하며 이러한 내용들을 체득할 수 있는 과정 또한 필요하다.
또한 변화와 혁신을 위해서는 주도적인 학습 훈련도 필요하다. 중년층들은 주도적인 경력 변화에 익숙하지 않다. 잘 짜인 시스템 안에 있다가 은퇴를 통해 그 시스템에서 벗어나게 되면 고립감을 느끼고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삶을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살아가는 것 역시 훈련이 필요한 일이다. 은퇴 후 학습에서 이러한 훈련을 해야 한다.
주도적 학습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는 제2성인기 중년층들의 학습 동기와 목적이 매우 다양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자신의 욕구를 스스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학습 환경과 교육 과정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셋째,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충분한 시간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본 연구 결과에 의하면 단기 교육으로는 새로운 관점을 습득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태도와 행동의 변화로까지 연결되기는 매우 어렵다. 청소년기에 자아정체성을 형성하고 제1성인기로 전환하기 위해서 투입하는 시간을 고려해 보면 중년층이 한두 달 교육으로 자아정체성을 재정립하고 생의 다음 단계로 전환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와 관련해서는 갭이어(gap year)를 참조할 수 있다. 갭이어는 고등학생들이 대학 입학 전에 1년간 봉사, 여행, 진로탐색, 교육 등의 다양한 활동을 직접 체험하고, 이를 통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제도이다. 한국에서도 장시간 학습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학습휴가 청구권’을 근로자의 권리로 제공하고 있다(나윤석, 2012). 이 제도가 효과를 거두려면 학습휴가제를 활용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근로자들이 이 권리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홍보와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프로그램 지원과 성과 측정에도 장기적 관점이 적용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전환을 위해서는 개인도 사회도 인내심이 필요하다. 학습을 했으니 빨리 성과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자칫 새로 성장하려는 싹 자체를 자르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정성원, 2015).

② 프로그램의 예
■ 인문학적 생애설계 프로그램
중년전환기 생애설계 프로그램은 은퇴 후 교육생들이 자신이 처한 상황을 바꾸고 나아가서는 사회 변화에도 참여할 수 있는 창조성 개발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새로운 시각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인문 및 공공성 교육으로 기초과정을 구성하고, 제2의 생애 목표를 다양하게 상상하는 훈련을 갖는다. 두 번째는 심화과정으로 사회혁신 관련 교육을 통해 사회 동향에 관한 지식과 정보, 변화를 위한 방법론을 익히고 토론을 통해 자아정체성 및 생애 목표를 구체화한다. 이후 학습을 지속할 수 있도록 후속 과정을 지원한다.
새로운 시각과 관점을 내면화할 수 있도록 기초 및 심화 과정 각 3개월, 생애설계 2개월, 후속과정 1개월 총 10개월 과정의 장기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 


[그림 5-2] 제2성인기 중년층을 위한 인문학적 생애설계 프로그램 예시


■ 중년전환기 지원 강사 육성 아카데미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고학력·사무직 중년층은 제2성인기에 일과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욕구는 매우 높으나 중장년층에 대한 지원 및 정보 부족으로 은퇴 후 어디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해 한다. 심층면접 참여자들의 경우, 탐색 과정에서 만나는 매개자·조력자들을 통해 새로운 일, 새로운 관계로 연결되어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적인 활동을 할 수 있었다. 탐색을 돕는 매개자·조력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다만, 연구참여자들이 매개자·조력자들과의 만남을 ‘우연’이나 운명’으로 표현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아직은 이런 연결이 개인의 적극성, 또는 우연하고 사적인 네트워크에 의존하고 있다. 매개자·조력자와의 연결망을 제도적으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전환기 중년층을 지원해 줄 수 있는 강사 및 스텝을 육성하는 아카데미를 제안하고자 한다. 제2성인기의 특성을 이해하고 교육대상자들과 안정적이고 신뢰감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어야 하므로 남들보다 앞서 탐색과정을 경험한 시니어들이 적절한 교육 대상자라 할 수 있다. 
한편, 연구참여자들은 공공기관이나 시민사회 영역의 시니어 및 베이비부머 관련 업무 부서에 시니어가 한 명도 없는 경우가 많은 현실을 지적하면서 상담이나 서비스 업무 담당자로 같은 세대인 중년층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강사 육성 아카데미는 단순히 교육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교육 이후 중년층을 지원하는 기관이나 단체에서 실제 일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방안을 함께 기획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섹터 간 협력, 즉 공공 부문과 기업, 시민사회가 협력하고 연대해야 하며, 이는 중년층 일자리 발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된다.

2) 새로운 일의 경험: 인큐베이팅 및 체험 프로그램

① 취지 및 개요
제2성인기에 새로운 영역에서 일을 하는 경우, 예컨대 영리기업에서 일하다가 비영리 섹터로 전환할 경우 일을 하는 방식이나 문화가 달라서 새로운 일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앙코르(Encore.org)는 앙코르 펠로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니어들이 자신이 가진 기술이나 경험이 새로운 일자리에 통용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1년 정도 인턴십 프로그램을 매칭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탐색에는 학습뿐 아니라 다양한 시도와 체험도 포함되므로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 담아야 할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이 구성되어야 한다. 새로운 생애주기에서는 50세, 즉 제2성인기의 중년전환기에 청소년기와 유사한 생애 과정이 나타난다. 자아에 대한 탐색이 다시 시작되면서 자신의 흥미와 취향,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높아진다. 심층면접 참여자들이 일을 선택하는 기준으로 재미와 흥미를 가장 먼저 꼽은 것도 그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흥미와 관심을 느끼는 일이 무엇인지 탐색할 수 있는 기회, 그리고 탐색한 일을 실제로 시도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실제로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지속성이 있는지 여부를 살펴볼 수 있도록 도전의 기회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다양한 성공 모델을 발굴할 수 있다. 그렇게 하여 참조할 사례가 많아지면 전파와 확산이 가능해질 것이다. 실제로도 베이비붐 세대들은 가장 원하는 콘텐츠로 ‘롤 모델을 보여주는 내용’(신경아 외, 2013:132)을 꼽고 있다. 자신들이 흥미와 열정을 느끼며 배울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도록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둘째, 공공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연구 결과에서 나타났듯 고학력·사무직 베이비부머들은 사회공헌 활동에 높은 관심과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다만 실제로 실천을 해 본 경험이 많지 않고, 어떻게 시도할지 몰라 포기하거나 단발성의 시도로 끝나 버리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가능성과 잠재력이 확인된 만큼 사회공헌활동을 직접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통해 지속성을 찾을 수 있도록 교육 및 프로그램을 기획해야 한다. 

② 프로그램의 예
■ 시니어드림 현실화 프로젝트 
시니어드림 현실화 프로젝트는 공공의 이익과 연계되는 자아실현 아이디어를 직접 실행에 옮겨봄으로써 사회공헌활동을 체험하게 하고, 이를 통해 중년층의 사회공헌 모델을 발굴하고 확산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프로젝트의 프로세스는 아래 그림과 같다. 우선 중년층을 대상으로 사회공헌 성격의 버킷리스트 아이디어를 공모한다. 선정된 아이디어를 함께 실행할 청년을 모집하여 팀을 구성하고 3개월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친다. 이를 통해 중년층이 진출할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 영역을 개척·발굴하며, 롤 모델 워크숍을 통해 사회공헌문화 확산을 꾀한다.

[그림 5-3] 시니어드림 현실화 프로젝트 프로세스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자아실현 욕구를 동력으로 하여 사회공헌 활동을 경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니어 세대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다른 세대와 일해 보는 기회를 가지고, 세대 간 이해와 협력의 경험을 쌓을 수 있다. 시니어 자문 그룹과의 관계를 통해 같은 세대와의 교류도 경험할 수 있다. 
희망제작소는 2013년부터 ‘시니어드림페스티벌’을 통해 시니어드림 현실화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최종 선정되어 인큐베이팅 10주를 경험한 중년층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하고 싶었던 일,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시도해 봄으로써 자신감을 얻어 인큐베이팅이 끝난 이후에도 주도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지속한다. 물론 시행착오와 어려움도 겪지만 그 자체가 또한 학습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도의 과정 자체가 체험 교육이 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 수요처 발굴 기획단 프로젝트
정부는 중년층의 사회공헌 참여 욕구를 충족하고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2011년부터 사회공헌일자리사업을 시작했다. 정부가 새로운 정책을 시도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사회공헌일자리에 대한 이해 부족과 매칭의 적절성 등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효과적인 매칭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일단 수요처가 충분치 않고, 수요처 개발에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비부머들의 사회공헌활동 욕구가 높은데도 활동처가 부족하여 이들의 잠재력을 현실화하지 못한다면 한국 사회의 사회적 자본 확충이라는 측면에서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경험과 능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회공헌활동 수요처 발굴이 매우 시급한 실정이다. 
중년층이 중심이 된 수요처 발굴단 운영을 방안의 하나로 제안하고자 한다. 중년층으로 수요처 발굴 기획단을 꾸려 이들이 직접 본인과 본인 세대의 다양한 욕구와 요구를 분류하고, 적합한 기관, 단체를 찾아보고 매칭하는 것이다. 기획단에 참여하는 중년층에게는 새로운 시도의 기회이며, 이를 통해 발굴된 수요처는 다른 고학력·사무직 은퇴자들에게 새로운 도전과 체험의 장이 될 것이다.
수요처 발굴 기획단 프로젝트의 또 다른 목적이자 효과는 사회공헌활동 수요처 발굴 과정에서 중년층 특화 일자리 아이템 발굴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정부도 중년층 특화 일자리 아이템을 소개하고 발굴하는 등의 시도를 하고 있으나 고학력·사무직 중년층의 욕구와 경험을 활용할 일자리 아이템이 충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실제 일자리로 연결되는 경우가 드문 편이다.
사실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관련 제도개선은 기업과 정부의 영역이다.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섹터간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 시민사회는 사회혁신의 관점으로 이 문제의 해결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 즉, 시민사회 기관과 단체들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조직하기에 수월하고, 생활세계의 구체적인 사정에 밝고, 기존의 관례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방안을 기획할 수 있는 만큼 실험적 시도를 통해 성공 모델을 발굴하고, 이를 토대로 중년층 특화 일자리 발굴을 위한 섹터간 협력 모델을 주도적으로 기획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도 은퇴자들의 사회공헌활동 무대로 적합하다. 최근 주민참여 예산제, 의정감시단, 마을공동체 만들기 등 지역주민이 지자체 활동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고 있으며, 기존의 공간, 즉 주민자치위원회나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 등에 참여하여 문제점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활동 방식을 개발할 수도 있다. 

■ ‘시민의 해(citizen year)’ 캠페인
한국 사회는 공동체를 위해 봉사하고 헌신하는 사람들이 경제적 생산 활동을 하는 사람들만큼이나 사회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존중되는(우국희, 2007:56) 문화가 아직은 성숙해 있지 않다. 사회공헌활동 욕구가 높은데도 실제 참여율은 높지 않은 데는 이런 현실도 작용하고 있다. 중년층의 사회공헌 욕구를 현실화하고, 공적 이익을 위해 활동하는 것을 명예롭게 여기는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중년층 사회공헌활동 캠페인’을 제안한다. 
캠페인 방식으로는 청소년에게 제공되는 프로그램 ‘시티 이어(City Year)’를 참조할 수 있다. 중년전환기에는 탐색을 위한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만큼 일정한 기간을 정해 사회공헌활동에 집중하는 경험을 해보자는 것이다. 시민사회 영역에서 적정한 규모로 실험해 보기에 적합한 프로그램이라고 판단된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 수요가 있는 다양한 종류의 단체들이 연대하여 캠페인을 벌이면서 

참여자를 모으고, 적합한 활동처와 프로그램을 안내 및 매칭해 주고, 참여자들이 느끼고 깨닫는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사회에 발신하는 것이다. 

3) 관계 재정립(재구성): 세대교류 프로그램

① 취지 및 개요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은 경제적 어려움 다음으로 외로움을 두려워한다. 그러나 젊은 세대와는 가치관이 달라 소통하기 힘들다고 생각하며, 소통의 기회가 별로 없어서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여기고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세대 간 소통은 고령화 사회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일단 세대 간 접촉의 양을 늘리고, 나아가 접촉의 질을 높여나가야 한다. 심층면접 참여자들의 사례를 분석해 보면, 다른 세대와의 접촉에는 관계를 지속시켜 주는 일종의 ‘고리’가 존재한다. ‘고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콘텐츠를 가지고 세대 간 소통 프로그램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특히 주목할 만한 고리는 ‘서로 배우기’ 모델이다. 어느 한쪽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주거나 배우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활동을 함께하면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높아진다. ‘서로 배우기’ 모델이 가능한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프로그램의 예
■ 중년층 동아리(소사이어티) 육성 프로젝트
본 연구 결과에 따르면 베이비부머들은 다른 세대와 협업하는 것을 같은 세대와 협업하는 것보다 훨씬 선호한다. 청소년기는 말할 필요도 없고 제1성인기에도 자기 또래와의 관계를 선호하는데 제2성인기에는 왜 다른 세대와의 관계를 선호하는 것일까? 흥미로운 점은 이런 선호와는 상반되게 실제로는 은퇴 후 대부분 동창, 동향 모임 중심으로 자기 세대와의 관계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자기 세대

를 부정적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다른 세대와의 협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판단되나, 그럴 기회가 별로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접근과 교류가 더 용이한 자기 세대와의 교류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중년층 세대내 관계의 경우, 관계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의 기획이 필요하다. 
중년층 동아리 육성 프로젝트는 은퇴한 중년층들이 비영리 목적으로 동아리(소사이어티)를 만들면 모임의 장소를 제공해주고, 홍보 기회를 제공하여 새로운 멤버 모집을 도와주고, 주목할 사례에 대해서는 롤 모델 워크숍을 통해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여 지속적인 소사이어티 활동을 할 수 있게끔 지원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는 중년층 스스로 그룹을 만들고 운영하되 지속성을 갖도록 지원하여 중년층의 새로운 문화를 선도하는 그룹들을 육성하자는 취지이다. 

[그림 5-4] 중년층 동아리(소사이어티) 육성 프로젝트 운영 방안

이와 관련해 일본 오타 시의 동창 모임(중년층 이상)이 만든 요로즈야 요노스케라는 NPO는 참고할 만한 사례이다. 이 동창 모임은 처음에는 단순한 친목 모임이었는데 고향을 활기차게 바꿔 보자는 생각으로 일본 정부가 시행하는 시민 활동 활성화 모델 사업에 지원해 지역에 커뮤니티 카페를 열었다. ‘무엇이든 상담해주는 찻집’이라는 컨셉으로 커뮤니티 비즈니스 방식으로 운영이 된다. 또한 지역주민들이 서로 교류하는 장으로서 영화감상회나 포크밴드의 라이브 공연 등 여러 가지 이벤트를 정기적으로 개최한다(앙코르 커리어, 2015:234~240). 
한국 중년층들도 은퇴 후에 동창, 동향 모임 참여도가 높아지지만 친목 중심인 까닭에 관계의 전환이나 성장이라는 점에서는 만족도가 크지 않았다. 이를 감안한다면 소사이어티 촉진 프로젝트를 통해 단순 친목 모임에서 탈피해 새로운 중년층 소사이어티 모델을 발굴, 육성할 수 있을 것이다. 
세대 동아리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모델 뿐 아니라 LA 지역의 플라톤 소사이어티같은 학습 동아리 등 그 목적과 방식이 다양한데, 이는 중년층의 다양한 욕구와 요구를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에서도 은퇴한 중년층들의 소사이어티가 자체적으로 형성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혜로운 학교(U3A 서울)’는 자발적인 학습 공동체로 영국의 U3A의 가치와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현재 5년째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다만 강좌를 개설할 공간의 부족 등으로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어 위에서 제안한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의미 있는 자율적 공동체들이 지속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공공성 강화에 기여하는 소사이어티가 활성화된다면 사회 전반에 걸쳐 중년층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중년층 스스로 자신의 세대에 대해 자부심, 사회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 세대공감 시리즈
인류학자 토레스 길(Fernando Torres-Gil)은 21세기 인류가 직면하게 될 주요 화두가 세대 간(inter-generation) 공존이라고 했다. 이는 제2성인기의 화두이자 생애과제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 조사결과에서 보듯 젊은 세대와의 소통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젊은 세대와의 소통 기회를 넓힐 방안으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세대공감 프로그램을 제안한다.
지역 내 세대 간 프로그램은 지역사회의 이슈를 시니어와 주니어가 함께 찾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프로제트이다. 지역사회 내에서 세대 간 협력을 시도하면서 동시에 지역문제 해결에 중년층의 역할을 확대하고,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통해 지역사회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통해 제2성인기 중년층들은 은퇴로 인해 위축된 사회적 역할을 새로 찾고 긍정적 자아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역에서 운영되므로 접촉의 양을 높이는 데 수월하고, 다른 세대가 만나는 고리, 즉 컨텐츠에 따라 다양한 버전으로 응용할 수 있다. 유사 프로그램으로 미국의 Generations center, 영국 Generation Together을 참조할 수 있다. 희망제작소에서도 2013년부터 Generations Together Series를 통해 세대가 만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이 시리즈는 사회공헌(‘시니어드림페스티벌’), 커뮤니티맵핑(‘동네한바퀴’프로그램), 적정기술 (‘사과캠프’) 등 콘텐츠를 통해 진행되었다. 참여한 시니어와 주니어(청소년)의 프로그램 전후 인터뷰를 비교해보면 상대방 세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화상전화 등 새로운 원격통신 방식을 활용한 세대공감 프로그램도 시도해 볼 만하다. 한국의 시니어들과 한국 문화와 역사,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해외 교포 2, 3세 주니어(관심 있는 외국인 주니어도 포함)들을 연결하여 정기적으로 만나게 함으로써 주니어들에게는 모국의 문화, 역사, 언어를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시니어들은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전파하는 보람을 찾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시니어와 주니어의 학습 매칭 프로그램 사례인 SAY를 참조할 수 있다. 

■ 전환기 지원 센터
중년전환기는 여러 면에서 청소년기와 유사한 점이 많다. 가장 주목할 공통점은 생애주기상 전환을 준비하는 시기로 혼란과 위기를 겪고, 고민과 모색, 변화가 수반된다는 것이다. 생애과제도 상당히 유사한데 모두 자아정체성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양 시기 모두 탐색의 과정이 필요하다. 세대가 다르고, 과제의 구체적인 내용도 다르겠지만 본질적으로 비슷한 유형의 과제를 안고 있는 만큼 이들이 함께 모여서 서로를 비추어 볼 수 있다면 세대 간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전환기 세대인 중년층과 청소년층을 함께 묶어 운영하는 전환기 지원 센터를 제안한다. 전환기 지원 센터는 청소년층과 중년층이 전환기적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소년들과 중년층이 함께 센터를 이용하기 때문에 늘 같은 공간에서 접촉하며 소통의 기회를 넓혀갈 수 있고, 전환기의 시간을 보낸다는 점에서 공통된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소통의 고리도 존재한다. 중년층들이 은퇴 후 새로운 사회적 관계를 경험할 때 이 센터가 유용한 공간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림5-5] 전환기 지원 센터 프로그램 및 로드맵 예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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