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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정책/이슈>
2024 지역문화 콜로키움 ‘지역문화는 사라지지 않는다’ 대담
정리 | 경기도문화원연합회 김명수 연구원

2024 지역문화 정책 콜로키움 지역문화는 소멸하지 않는다 포스터

들어가며

2024 지역문화 콜로키움 [지역은 소멸하지 않는다]는 지역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고, 지역문화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함께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다양한 배경을 가진 전문가와 현장 활동가들이 모여,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어떻게 현재와 연결하고, 미래로 이어갈 것인지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담에서는 과거의 전통과 현재의 트렌드, 그리고 앞으로의 문화적 전망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루었다. 사회적 변화, 특히 1인 가구 증가와 같은 트렌드가 지역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하며, 이를 반영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청년 문화기획자 지원 사업, 공공과 민간의 협력 사례, 문화자치사업 등 다양한 실천 사례들이 소개되었으며, 지역의 특성과 정체성을 살리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공유되었다.

참여자들은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도 문화적 역량 강화와 문화 시민력 배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지역 인문학의 가치를 재조명하며, 이를 통해 지역 고유의 특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논의했다. 모든 논의는 지역문화가 단순히 소비의 대상이 아닌, 사람들과 연결되고 지속 가능한 문화 생태계를 구축하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어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이 녹취록은 대담에서 오간 깊이 있는 대화를 충실히 담아내고, 각 발언자의 통찰을 바탕으로 지역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영감을 제공한다. 앞으로 지역문화와 관련된 논의와 실천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지역문화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콜로키움 전경

사회자
국회 앞 응원봉 시위의 히트곡 지드래곤의 삐딱하게 노래가 생각이 나네요. 지역 문화 삐딱한 사회라는 주제로 기획을 하면 향후에 새로운 패러다임에 잘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이야기를 더해봅니다.

백용성 발제자

백용성 철학자 경희대후마니타스 칼리지 객원교수
동의합니다. 그리고 몇 가지 대상을 과감하게 선택해 시도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중에서도 기존에 다소 등한시했던 대중문화 분야를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요즘 현대 미학에서도 실용주의 미학이나 대중적 접근이 강조되고 있듯이, 대중문화도 충분히 주목받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음악 장르인 ‘뽕짝’도 문화로서 재평가할 여지가 있습니다. 단순히 학문적, 고급 문화로만 치우칠 것이 아니라, 대중적 접근을 통해 문화의 스펙트럼을 확장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몸’에 대한 접근도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소매틱(somatic)'이라는 표현처럼, 몸을 중심으로 한 문화적 접근이 점점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텃밭을 가꾸는 활동처럼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활동들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또한, 엔트리(entry)에 대한 개념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날 클라우드 서비스처럼, 잠재적 자원과 인적 네트워크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지역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하려면 결국 사람이 중심이 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본적인 인적 조사를 통해 지역 내에서 활동 가능한 사람들, 예술가들, 그리고 이들이 가진 관심사와 역량을 체계적으로 파악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작업은 향후 인적 자원 풀(pool)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기초가 될 수 있습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포텐셜’처럼, 지역의 문화적 잠재력을 탐구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맵핑(mapping)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영도의 경우 활동 가능한 예술가들이 누구인지, 그들의 관심사가 무엇인지가 명확하게 맵핑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작업은 향후 지역의 문화적 판을 새롭게 바꾸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지역 내 예술가와 문화 향유 가능 인력을 조사하고, 이들을 체계적으로 맵핑하는 '문화적 지도(cultural mapping)' 작업은 새로운 정책과 방향성을 설계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염신규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소장
여기에 한 가지 첨언하자면, 다소 조심스러울 수 있지만, 이제는 보편성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역문화 활동이나 공공의 지역문화 정책이 종종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너무 추상적인 지역민과 대중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누구에게도 자신의 문화로 느껴지지 않는 상황이 자주 발생합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새로운 공공의 장소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기존의 공공 장소는 보편성을 지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특정한 개별적 활동이나 독창적인 시도를 하기 어렵습니다. 반면, 반쯤은 공공적이고 반쯤은 사적인 성격을 지닌 공간이라면, 개별적이고 개인화된 문화를 형성하는 데 적합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공간은 개인이 자신의 문화적 취향을 키워나가고, 자기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공공성과 개별성을 동시에 아우르는 새로운 형태의 장소를 만들어내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러한 공간은 기존의 추상적인 정책과는 달리, 사람들에게 보다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문화적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자
앞서 언급된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만드는 프로그램'과 같은 아이디어가 이러한 논의와 연결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와 관련해, 플로어에 계신 분들 중에서 지역 현장의 이야기를 들려주실 분이 계시면 마이크를 통해 의견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중앙 정책 당사자나 관계자들에게 들려줄 만한 제언, 예를 들어 '이런 점은 문제가 있다'거나 '이렇게 개선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씀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소속과 함께 어디서 오셨는지, 오늘 포럼에 대한 소감도 간단히 말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말씀도 자유롭게 나눠주시기 바랍니다. 의견을 들려주실 분이 계시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배윤수 질문자

배윤수 인천시부평구문화재단 기획경영본부장
안녕하세요, 저는 인천시부평구문화재단 기획경영본부장 배윤수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된 이유는 미추홀구 학산문화원의 박성희 사무국장님께서 발표자로 오신 것도 있고, 평소 존경하는 선생님들께서 많이 계셔서 휴가 중임에도 오게 되었습니다. 오늘 다양한 이야기들을 경청하며 많은 배움을 얻었습니다.

고영직 선생님께서는 문화에 대한 서사를 언제나 탁월하게 풀어주셨고, 이동준 사무국장님의 지역 문화활동가로서 역할에 대한 이야기도 깊이 공감하며 들었습니다. 또한, '식물 사람' 같은 표현도 흥미로웠습니다. 저는 오늘 길게 이야기하기보다는 단 한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내년의 지역 문화 정책에서 새로운 그림을 기대하는 것이 솔직히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고영직 선생님께서 농담처럼 지역문화재단이나 광역문화재단이 오히려 지역의 문화예술인과 활동가들을 '재단'하는 것 아니냐고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실제로 얼마 전 인천문화재단에서도 전통예술 지원사업 전달체계와 관련해 논란이 있었던 것처럼, 정책이라는 것을 크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많은 공공기관이 수월성과 편의성 중심으로 후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역 문화활동가들은 열심히 활동하며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레퍼런스를 쌓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각 문화활동가(문화기획자)들이 레퍼런스를 쌓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지역문화자원으로무엇을 자리하게 할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환류 체계를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중요한 지점이라 생각합니다. 즉, 어떤 사업을 했는지에 대한 행위(퍼포먼스)가 중요하듯이 그에 따른 선한 영향력에 대한 고민은 다소 미흡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냉정하게 말씀드리면, 염 소장님께서 부평문화에 대한 질적인 연구와 중장기 발전에 용역으로 참가하셔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부평 지역 문화지형에서 제대로 살려내야 할 지점을 좀 더 적극적으로 말씀드리지 못한 아쉬움이 있습니다. 작업이 거의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서 '비전을 부평 지형에 맞게 담아낼 수 없을까요?'라는 요청을 드리며 소장님을 많이 힘들게 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저는 이런 자리를 계기로 이미 낡은 사업성과 전달체계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사업의 기획-사업실행- 성과측정 - 성과공유-개선점 도출-환류]라는 성과체계에 대해 다시 한 번 복기하고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지역활동가나 재단 종사자들 모두, 공공행정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자기 정체성이 희미해졌다고 해야 할까...공공 행정의 결핍 요소들이 자주 발견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우리는 지역 기초문화재단의 필요로 했던 25년 전을 복기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경기문화재단이 정책문화재단으로서 지금까지 훌륭히 역할을 해왔지만, 제가 지난 10여 년 동안 기초문화재단을 임기직으로 옮겨 다니다 보니, 많은 재단 종사자 후배 여러분이 정책에 대해 많이 이야기하면서도, 정책을 너무 지나치게 무겁고 어렵게 느끼는 경우를 종종 묵도하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영직 선생님을 비롯한 연구자분들이 말씀하신 담론과 연구는 큰 의미가 있지만, '정책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실질적인 답을 현장에서 제공하는 사람은 드뭅니다. 예를 들어, 지역에서 정책의 의미를 이해하고 답할 수 있는 직원은 100명 중 많아야 10여 명 정도라 생각합니다. 물론 저의 사견임을 전제로 말씀드립니다.

따라서, 앞으로 광역문화재단이 해야 할 역할은 거대 담론을 이야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재단 종사자들이 자기 정체성을 재확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광역∙기초문화재단 종사자 여러분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고민하는 것만큼, 재단 구성원들이 자기 임무와 역할을 명확히 이해하고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늘과 같이 지역문화소멸론 등 거대 담론들이 이루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가 누구인가'라는 지역문화재단 종사자로서 정체성의 문제가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까 염춘경 선생님께서 콘텐츠에 대해 말씀하셨지만, 대중문화 예술 영역을 지역문화에서 어떻게 다룰 것인가도 중요한 논제입니다. 이를 담아낼 것인지, 아니면 여전히 소외시키고 제외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케이컬처와 같은 콘텐츠의 영역은 혼란스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정책의 언어로 이 문제를 접근할 때, '이건 우리 것이다, 아니다'의 이분법이 아니라, 모든 것을 포용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이를 통해 콘텐츠라는 개념에서 좀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문화 기획과 문화 정책에 대한 담론을 다룰 때, 소위 MZ세대부터 시작해 점점 젊어지는 미래 세대의 문화재단 종사자들에게도 새로운 접근 방식을 제안해야 합니다. 이는 문화산업이라는 확장된 개념의 사업영역을 제시하기에 중요한 동기부여와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지역문화재단이 ‘사업을 위한 사업’을 반복하고 있다는 점은 지양해야 할 문제입니다.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무엇을 어떻게 펼쳐내야 할지' 고민하기보다 단순히 사업을 수행하는 데 치중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업이 잘 수행되었을 때 사람들이 좋아하면 '잘했다'고 평가하죠. 하지만 그 다음 단계인 환류 체계와 평가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을 우리는 고민해야 합니다.
아까 고영직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평상을 만드는 작업'이야말로 더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작업에 깊이 공감하며, 2025년은 각 지역의 문화를 이야기를 펼쳐 놓는 평상을 만들고 회복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지역문화 구조를 다시 점검하고 돌파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생각이 길어졌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회자
네, 방금 환류 시스템이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솔직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이러한 고민은 현장에서 많은 분들이 공감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한 분 정도 더 지역의 상황과 관련하여 의견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누림 질문자

김누림 수원다이브 대표
안녕하세요, 저는 수원 지역에서 로컬 콘텐츠를 만들고 로컬 매거진을 기획 중인 ‘수원 다이브’의 김누림입니다. 사실 저는 활동가도 아니고, 문화재단 같은 상황에도 익숙하지 않은 일반 대중이었습니다. 그저 문화생활을 즐기며 회사 생활을 하던 평범한 회사원이었죠. 수원으로 이사 온 지도 10년 정도 되었는데, 회사 일을 그만두고 제가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찾기 위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독서 모임 회사에서 몇 달간 일해 보았지만, 지난달에 퇴사하고 지금은 한 달 정도의 휴식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는 ‘수원 다이브’라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활동을 시작했으며, 첫 단계로는 수원의 맛집을 소개하며 사람들에게 다가가고자 합니다. 다른 선생님들께서도 말씀하셨듯이, 저는 생활권 안에서 만날 수 있는 작은 커뮤니티의 중요성을 깊이 느낍니다. 공공기관이나 관에서 추진하는 정책도 물론 의미가 있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내가 속한 생활권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그래서 맛집 소개로 시작해, 두 번째 단계에서는 오프라인 모임을 수원에서 활발히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오늘 이야기를 들으면서 계속 떠오른 개념이 ‘제3의 장소’입니다. 관련 책을 읽고 나서 회사도 그만둘 만큼 저에게 깊은 영감을 준 개념입니다. 제가 자주 가는 단골 바가 있는데, 이곳이야말로 제3의 장소의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이곳은 주로 1인 가구들이 오가는 공간으로,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연결될 수 있는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이 공간은 단순히 술을 마시러 가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연결이 주된 이유가 되는 곳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최근 무알코올 칵테일 매출이 점점 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히 음주가 아니라, 이 공간에서 만들어지는 관계와 연결의 힘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러한 공간이 현대 사회에서 일종의 마을회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이러한 공간들이 몇 군데 더 있는데, 이런 공간들을 지원하는 사업이 수원시에서 조금씩 진행되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너무 '공공'의 느낌이 강하다 보니, 사람들이 재미없을 거라고 선입견을 가지게 됩니다. 또한, 그런 공간들은 힙하지 않다는 인식이 있어서 방문 장벽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프로그램 단위로 실적을 보여줘야 하는 방식이 아니라, 공간 자체를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예를 들어, 기획자가 대관할 때 대관료를 지원하거나, 공공이나 관의 존재가 전혀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지원 사업을 운영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대기업에서도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인상 깊게 본 사례는 ‘라이프 집’이라는 커뮤니티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의 집 사진을 공유하며 생활상을 나누는데, 너무 힙하고 디자인도 예쁘게 구성되어 있더군요. 처음에는 어디 개인이 만든 커뮤니티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대기업이 운영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공공기관에서도 너무 '공공의 느낌'이 드러나지 않는 서브 브랜딩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물론 저는 사기업 출신이라 공공기관의 시스템을 잘 알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관계자분들께서 이런 방식으로도 한번 고민해 보시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초영 발제자

이초영 별일사무소 대표
제가 사례를 하나 설명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산업단지가 조성되면서 20~30대 1인 가구가 많아지고, 학령기 자녀를 둔 가족들이 이주하면서 변화가 생기고 있습니다. 당시 서충주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모두 아파트에 들어가면 저녁 6시가 되면 건물로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가 사라진다. 주말에는 넷플릭스를 보거나 배달음식을 시켜 먹으며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그리고 밤 9시나 10시쯤에야 커피숍이나 호프집에 모여서 같은 직장인들끼리 만난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런 현상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1인 가구들이 하고 싶은 활동을 제안받아 가장 넓은 건물 옥상에서 '옥상 마켓'을 여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이는 일종의 당근마켓과 비슷한 개념으로, 쓰지 않는 물건이나 재활용품을 교환하고, 남은 식재료를 나눠 먹는 등의 활동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했습니다. 또, 코인 세탁소를 중심으로 비건 모임을 만든 사례도 있었고요, 다른 지역에서는 보드게임을 비치했더니 빨래를 기다리며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함께 보드게임을 즐기고 친해지는 커뮤니티가 형성된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공공 지원이 어떤 포인트에서 어떻게 작용해야 하는지를 보여줍니다. 꼭 공적인 지원사업이라는 이름이 아니라, 사람들 간의 자연스러운 연결을 고민하고 설계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원에서는 ‘동행 공간’이라는 커뮤니티 지원 공간이 있습니다. 그중 초기 사례로 ‘그런의미에서’라는 독립서점에서 '오늘도 책방으로 퇴근합니다'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지역 작가들이 책방에서 글을 쓰고 이를 책으로 묶어내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이러한 프로그램들은 공공의 영역에서 지원한 사례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연결되는 장을 만드는 좋은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점은, 공간의 중요성이 요즘에는 개인의 '소수성'에 맞춰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공간이 공적인 차원에서 공공성을 가지는 동시에, 민간과 공공의 경계에서 어떤 방식으로 그 정체성을 가져가야 할지가 가장 큰 고민입니다. 민간이 가진 공간의 정체성과 지원을 어떻게 연결해야 할지, 그리고 이를 어떤 포인트에서 공공적으로 지원해야 할지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이 필요합니다.

현재는 개인의 소수성에 맞춰진 공간에 비용을 지불할 의사도 충분히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2~3시간 동안 혼자 앉아 필사만 하더라도 3만 원을 기꺼이 지불하며, 이런 공간들은 항상 예약이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고려했을 때, 공공과 민간의 협력 방식을 더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까 제안된 방식들은 공공에서 전면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가치가 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공과 민간이 함께 고민하며 공간의 정체성과 활용 방식을 설계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사회자
사실 내년도 이후 지역문화 정책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해 말씀드리면서도,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아마 눈치채셨을지 모르겠지만, '보조금을 더 많이 지원해달라'는 요청으로 받아들여질까 봐 신중하게 이야기했던 부분입니다. 그러나 지금 논의된 내용처럼, 보조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변화된 패러다임 속에서 청년들이 수원 다이브와 같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구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구조는 반드시 풍족하지는 않더라도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며, 자신의 활동이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필요한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환경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이 모든 것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주는 하나의 수단으로 작용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러한 방향이 향후 지역문화 정책에서 지향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까 제 이야기를 가장 열심히 들어주신 것 같은 분이 계셨는데, 정면에 계속 계셔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안진호 질문자

안진호 건축사
안녕하세요, 저는 건축사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안진호입니다. 사실 문화재단에 대해서는 조금 알고 있었지만, 문화원에 대해서는 잘 몰랐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와서 어떤 이야기가 오가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모르는 부분은 ChatGPT를 활용해가며 '문화원은 어떤 곳인가, 연합회는 무엇을 하는가' 등을 찾아보며 알아갔습니다. 이를 통해 문화원과 연합회의 역할에 대해 조금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런 자리에 오게 된 계기는, 올해 경기도 문화재단에서 진행한 아카데미 프로그램 덕분입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운영되었고, 그 과정에서 저도 건축가이자 시각예술인으로서 처음으로 예술인으로서의 혜택을 누리고, 나의 존재를 인정받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아카데미를 통해 ChatGPT 같은 도구도 알게 되었고, 네트워킹 행사에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5월에 한 번 갔다가, 이후 매달 열리는 네트워킹 행사에 12월까지 빠짐없이 참석하게 되었죠. 이 자리에서 느낀 '절묘한 거리감'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보통 한 번 만나고 헤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어떤 분들과는 지속적으로 교류하게 되었고, 저처럼 팬이 되어 계속 모임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생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획자분들과도 교류하며 흥미로운 제안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사무실을 이전할 계획이라면 자신들이 있는 공간으로 오라는 제안도 받았고, 함께 재미있는 일을 해보자는 이야기까지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제가 지역에 애착을 갖게 하고, 고민 많은 청년들이 다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올해는 특히 경기도 문화재단에서 보내오는 행사 메일을 확인하는 것이 저의 소소한 낙이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신청만 하면 거의 다 참여할 수 있었고, 이러한 점이 저에게는 너무나도 좋은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저는 지금 이 시점에서 너무 좋은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에 예술 작업을 하고 있지만 예술인으로 등록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꼭 예술인 등록을 빨리 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예술인 등록을 통해 아카데미 프로그램이나 행사에 지원해 역량을 쌓아보라'고 말하곤 합니다. 제가 이러한 행사와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얻는 것은 단어와 문장 같은 새로운 통찰들인데, 그 시간의 가치를 충분히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참여하다 보니 경기도 문화재단을 시작으로 수원문화재단 소식을 구독하게 되었고, 이후에는 청년예술청 까지 알게 되며 점점 더 네트워크가 넓어졌습니다.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대화를 통해 제 역량이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다른 곳에서는 얻기 어려운 경험이었고, '문화재단이 나의 성장을 돕고 있구나'라는 확신을 주었습니다. 이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한 가지 질문을 드리고 싶은데요. 지금의 문화재단이 현대 예술이나 시민 중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 과거의 전통문화나 지역문화 위주의 접근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이러한 전통적 접근이 약간 'transitional'한 느낌을 주는데, 혹시 이러한 경계를 유지하고 강화하고 있는지, 아니면 현재는 문화원과 문화재단 간의 경계가 희미해졌는지도 알고 싶습니다. 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사회자
지난주에 한국문화연합회에서 지역학 학술대회가 열렸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지역을 어떤 방향으로 연구해야 할까?'라는 주제를 놓고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오늘 이 자리에 계신 두 분도 그 학술대회에 참석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결이 조금 다를 수는 있겠지만, 지역과 관련해 하실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면 간략하게 들어보고 싶습니다.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동준 이천문화원 사무국장
우리는 흔히 K컬처의 배후에는 N문화, N컬처가 있다 라고 이야기합니다. 이건 잘못하면 또다른 의미의 주류권력을 만드는 셈이 될 수도 있습니다. K컬처는 글로벌OTT 자본을 공급받고 있고 글로벌시장에 계속 히트작을 내야 한다는 강박에 쫓깁니다. 그래서 새로운 캐릭터, 신선한 소재라는 먹잇감을 지역문화에서 찾습니다. 다분히 소모적 관점에서 지역을 바라보는 거지요.

오늘 보편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N문화’라고 할 때, 그 N개의 문화는 동질적이고 균질화된 N이 아닙니다.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동원되는 대문자 N의 시대는 이제 끝난 것 같습니다. 이름 없던(nameless) n이었죠. 그동안 잠자고 있던 소문자 n이었는데 그 소문자 n이 깨어난 겁니다. 이 n들은 서로 다른 n인 거죠. 저마다 독자적인 목소리를 가진, 자기색깔을 지닌, 살아있는 세계의 미시적 관찰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세상은 단순히 0과 1로 환원되는 이원론적 세상이 아니라, 확대하면 확대할수록 미토콘드리아처럼 무한히 드러나는 인간성과 잠재성, 그리고 지역의 특이성이 살아 숨 쉬는, 살아있는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이러한 관점을 가지고 지역의 깊은 부분을 들여다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이천문화원은 물론 기존의 향토문화와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이를 어떻게 현재화하고 미래와 연결시킬 것인가에 대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음과 전달의 중요성을 기반으로, 올해 2024년에 우리는 청년들을 포함해 다양한 계층의 문화기획자들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이들을 29개의 가지각색 '문화 고구마'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이 사업에서는 2~3장의 간단한 기획서만 제출하면 사업을 시작할 수 있고, 정산도 간결하게 처리했습니다. 청년들이 어떤 일을 하든 상관없이, 발표 기회와 과정을 통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발표회나 교류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습니다.

이천은 경기도 문화자치사업을 몇 년째 해오고 있는데 이 사업을 통해서 여러 문화예술 동아리 활동이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문화재단 중심으로 진행이 되고 있는데 문화원도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문화원은 지역의 문화자치 활성화를 위해서 특히 청년층에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는 지역 청년들의 문화 역량과 문화 시민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많이 기울였습니다. 이러한 활동이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문화 역량과 문화 시민력을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가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문화원에서도 이러한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지역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자는 취지에서 지역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올해 진행한 사업 중 가장 의미 있었던 건 청년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750만원 정도의 예산으로 큰 금액은 아니지만, 100만 원에서 최대 150만 원까지 6개 청년 문화기획자 동아리들에게 지원을 했습니다. 100여명의 청년들이 참여했구요 이를 통해 청년들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또 하나의 활동은 저희 문화원이 몇 해 전에 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직원들에게 포상휴가를 제공한 일입니다. 2년에 걸쳐 6명의 직원들이 자유롭게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저도 지난주부터 제주도로 휴가 중인데, 오늘 콜로키엄 때문에.. 이렇게 휴가 중에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단순히 사적인 여행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제주문화원과의 교류 활동을 겸해서 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제주를 방문할 때 문화예술 행사라든지,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제주문화의 동향이라든지 이런 걸 눈여겨 봅니다. 그리고 이천문화원 60주년을 기념해서 휘호를 써주신 제주문화원 서예가 선생님께 도자기를 준비해 전달하는 일도 했습니다. 이런 일들이 다소 번거롭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제주 문화예술인마을을 방문하고 그곳의 분위기도 살펴보고 제주서예의 정신적인 면을 알게 되는, 그런 문화교류가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직원들은 사적인 활동 속에서도 항상 문화적인 관점을 염두에 두고 이러한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이 혼재된 활동을 자연스럽게 이어가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어떤 활동을 하든, 그리고 직원들이 포상휴가를 가든, 공적인 부분과 사적인 부분이 섞여 있는 이러한 일상적 경험들이 문화 활동의 본질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천에서는 문화자치사업 같은 성격의 예산을 현장에 투입해도 잘 사용될 수 있겠다는 신뢰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고 봅니다. 저는 이런 사례들이 지역에서 점진적으로 연습(practice)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시민사회 차원에서 작지만 꾸준히 의미 있는 경험들이 축적되고 있는 거지요.

한편, 제주문화를 생각해 보면 문화적 고립이 오히려 그 문화의 고유성을 보존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떠올리게 됩니다. 과거 제주는 조선시대에 출륙금지령으로 본토와 단절되었던 200년 남짓한 기간이 있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기간 동안 제주의 독특한 문화가 보존되고 발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따라서 어설픈 보편화보다는 각자의 정체성을 고민하고 숙고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짧은 시간에 압축 성장을 이루고 그 후유증을 심하게 겪고 있는 독특한 역사적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구 국가들은 역사적 경험이 순차적으로 발전해 왔다면, 우리는 이러한 경험들이 수십 년 동안 혼재되어 동시대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지금도 양반과 천민, 서울과 지방, 전제주의와 민주주의가 이상하게 공존하고 동거하는 특이한 사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쉽게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가 동시적으로 공존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셈이지요. 예를 들어, 우리는 원자력 시대, 디지털 시대, 그리고 원시적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혼재되어 살아가는 독특한 사회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과 구조는 세계인의 눈에 '한국 사람들의 사고와 생활 방식은 정말 독특하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독특성이야말로 우리의 문화적 정체성과 경쟁력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안진호 건축사
저도 말씀하신 것처럼 동시대성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문화원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는데, 문화원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디자인 작업을 하는 입장에서 보면, 현재 많은 디자인과 작업들이 서구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신 있게 이야기하려면 결국 우리의 뿌리에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접점을 만들어내는 데 있어 문화원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동시대성이 확보되어야 사람들이 문화원을 찾아오고, 시민들과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참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자
결국, 과거의 유산이 어떻게 현재적 의미를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철학적 탐구로 이어지는 이천문화원의 사례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실제로 이천에 가시면 이러한 철학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직접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실비 선생님, 혹시 오늘 말씀하시려다가 못 하신 내용이 있으신가요? 혹시 '이 얘기할걸!' 하며 나중에 아쉬워하지 않으실까요? 지금이라도 나눠주시면 좋겠습니다.

최실비 발제자

최실비 경기문화저널 편집위원
문화예술교육이 자꾸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단기적 관점에서 단위 사업 중심으로 확장해 나가는 방식이 안타깝습니다.

백용성 철학자 경희대후마니타스 칼리지 객원교수
간단한 질문입니다. 현재 예산과 관련된 트렌드로 1인 가구 증가 같은 사회적 변화가 전체 정책에는 반영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문화 분야에서도 이러한 특화된 트렌드들이 반영되고 있나요? 예를 들어, 주거와 연계된 문화 정책이 적용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나중에 이를 어떻게 풀어나갈지에 대해서도 논의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최실비 경기문화저널 편집위원
실무자로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리자면,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인구감소와 같은 사회문제 대응과 관련한 지원은 늘어나는 기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콜로키움 전경

사회자
긴 시간 동안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참고로 저는 지역문화진흥원 이사를 맡고 있는데, 아까 말씀하신 '문화로 사회 연대'와 관련된 이야기나 내년도 이후 지역문화진흥원의 지원 방식에 대해 더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시간 관계상 다루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한 가지 제안을 드리자면, 격식을 차려 원고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형식이 아닌, 이렇게 깊은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는 '콜로키움' 형식의 논의가 정례적으로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년도 예산을 검토해보고, 최소 세 번 정도의 자리를 마련해 더 많은 대화를 이어가길 제안드립니다.

오늘 나눈 이야기 중에도, 특히 관계와 패러다임 전환, 문화도시와 지역 이해 방식 등 깊이 논의해야 할 주제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내년도에 같은 참석자들이 다시 모여 오늘의 논의를 이어가고, 다음 단계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고영직 선생님께서도 도움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긴 시간 고생 많으셨습니다. 오늘 행사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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