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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사업>
역사문화기행역사와 생태가 함께하는 구리문화기행
김 명 희 아차산 문화관광해설사

 구리시는 오랜 역사와 문화의 향기가 그윽한 고장으로 1980년대의 개발화 속에 발전된 도시이다. 서쪽으로는 아차산 ․ 망우산을 경계로 서울시 노원 ․ 중랑 ․ 광진구, 동쪽과 북쪽으로는 왕숙천을 경계로 남양주시와 접해 있으며, 남쪽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그 너머에 서울시 강동구 ․ 송파구, 그리고 하남시가 있는, 삼면이 서울과 인접한 작지만 보석 같은 도심 속의 생태도시이다.

 이처럼 아름다운 산과 강을 끼고 비옥한 토지와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는 이곳은 선사시대 이래 우리 역사의 중심 지역 중의 하나였다. 삼국시대에는 이 지역을 장악하기 위해 백제, 고구려, 신라의 각축장이 되기도 하였으며 마한과 백제, 고구려의 땅이 되었다가 다시 백제, 신라로 이어지는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아차산 일원에서 발굴된 고구려의 유적과 유물 외에 조선조의 역대 왕릉을 비롯하여 많은 역사유적과 설화 등이 전해내려 오고 있는 고장이다.

 구리시에는 구리9景이 있다. 이 9경을 시대 별로 조화하여 답사를 계획한다면 자연을 만끽하며 과거 선조들의 세상을 엿볼 수 있는 시간여행을 알차고 멋지게 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산과 강을 함께 보며 걸을 수 있는 아차산을 중심으로 한 삼국시대의 고구려 역사문화기행, 500년 신들의 정원인 동구릉 숲과 왕숙천을 경유하는 조선의 역사생태기행, 망우묘역에서는 누구라고하면 다 알만한 교과서 속 근현대사 위인, 문학가, 화가들을 즐비하게 만나 볼 수 있다. 또한 산과 강을 품고 있어 그냥 휴식하는 기분으로 자연을 그대로 만끽하고 맛집에서 맛나게 음식을 먹고 일탈을 꿈꾸며 하루를 보내는 생태투어도 일품이다. 장자호수공원을 시작으로 흙냄새, 풀냄새, 물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걸을 수도 있고, 자전거로 바람을 가르며 한강둔치를 통해 왕숙천에서 환경타운의 전망대에 올라 구리, 남양주시와 한강을 굽어보며 편안하게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도 있다.

역사의 흔적을 찾아가는 시간여행 - 고구려와 조선 

산과 강을 함께 보고 걷는 아차산 고구려 역사문화기행
 서울과 구리시에 걸쳐 있는 아차산은 해발 285m 남짓 되는 야트막한 산으로 산세가 험하지 않아 구리와 인근 시민들이 가벼운 산행을 위해 자주 찾는 곳이다. 완만하고 아기자기한 등산로를 따라 30여분 걷다보면, 한강과 서울 시내를 한 눈에 담을 수 있으며, 새해 해돋이 명소로도 소문이 나있다.

  
<왼쪽부터> 아차산 전경, 시루봉보루, 아차산 4보루

 이 일대에는 삼국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루 20여개가 있는데, 발굴조사 결과 고구려 군사유적으로서의 중요성이 인정되어 2004년에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그중 대표적으로 아차산 4보루와 시루봉보루가 있다. 아차산에는 오르면 고구려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된 당시의 축성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시루봉 가는 길은 완만한 오솔길에 참나무 숲으로 우거져 있어 나무 사이에 반짝이는 햇빛을 보며 그늘 속 산책하는 기분으로 산을 오를 수 있다.

 시루봉 보루에서 확 트인 한강을 바라보며 숨을 가볍게 고르고 나면 노부부 보살님이 높이 쌓은 불가사의한 관룡탑을 볼 수 있다. 또한 계곡에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숲 속에서 풀내음과 흙냄새를 코끝으로 음미하며 야트막한 계곡에 발을 담그면 한순간에 더위를 날리며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산에서 내려오면 두부집, 돼지갈비집 등 부침개에 동동주 한잔하며 서민적인 가격으로 맛깔난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착한여행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아차산 ‘고구려 대장간 마을’
“꼭! 들러 보세요~! 한민족 역사상 가장 넓은 영토를 확보한 고구려의 국가발전과 성장의 동력이었던 철기문화가 고구려유적지-구리시 아차산자락에 들어선 ‘고구려 대장간마을’에서 부활하고 있어요.”



  
구려 대장간 마을

고구려 대장간 마을은 대장간과 마구간, 담덕(談德·광개토대왕의 이름) 집과 촌장(村長) 집, 거물촌, 우물가 등을 갖추고 있다. 

 지름 7m의 대형 물레방아와 화덕 등이 설치돼 있어, 쇠를 녹이고 담금질해서 철제 무기를 생산해내는 모든 공정을 재현하는 모양의 공간으로 설계 되어있다.

 이곳에서는 광개토대왕의 일대기를 그린 TV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과 선덕여왕, 쾌도 홍길동, 바람의 나라, 탐라는 도다 등 수 많은 사극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2층 유적전시관에서는 1500년 전 고구려의 철기와, 시루와 구절판, 동이, 장항아리 등의 그릇과 농기구, 보루의 모형이 전시돼 있어 당시 고구려인의 삶을 알 수 있다. 더불어 한국을 왜 ‘코리아’라고 부르는지 그 맥락을 이해 할 수 있다.

 관람 후 역사 기행을 하는 사람이라면 답사를 위해 2시간 정도 아차산 4보루와 연계된 산행을 하지만 가벼운 나들이를 한다면 한강둔치에서 산책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이들은 강바람에 연을 날리고 원두막에서 시원한 강바람을 쐬며 한낮의 오수를 즐겨도 좋고 가벼운 독서와 수다를 떨며 주중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릴 수도 있다. 주변의 즐비한 맛집에서 식사로 입 호강까지 하면 완벽한 하루의 마무리가 된다.

500년 신들의 정원 동구릉과 왕이 머물다 간 왕숙천 
 동구릉은 한 장소에 여러 왕릉이 조성되어 있다. 세계에 유래가 없어 2009년 6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동구릉은 조선왕조 500년의 능제변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조선 최대의 왕릉 군으로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의 능인 건원릉을 비롯하여 왕과 왕비 17명이 9개의 능으로 조성되어 있으며, 15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오백여년 간의 조선왕조 왕릉의 형를 고루 갖춘 중요한 역사적 자료이기도하다.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

 이곳을 답사하는 동안 500년 동안 잔디 대신 억새풀로 덥힌 건원릉의 이야기를 비롯하여 수많은 왕실 이야기의 비밀을 음미하다보면, 역사적․  문화적 가치에 경외심을 느끼며 문화의 향기를 맘껏 향유 할 수 있을 것이다.

 동구릉의 아름다운 숲에서 왕실과 충분한 대화로 교감을 하였다면, 다음의 방향은 곤충생태관이다. 왕숙천 한강지류를 따라 강바람 타고 산책을 하며 겨울에도 나비와 곤충들을 볼 수 있는 이곳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과 곤충 체험을 할 수 있다. 이후 자원회수시설의 소각장 굴뚝의 지상 100m 높이 전망대에서 한강과 주변을 둘러보고, 신재생에너지관에서 지구온난화 관련 신재생에너지는 무엇인지, 놀이와 체험을 통해 지구온난화를 공부 할 수 있다.

사람.. 자연과 만나는 자연생태학습장 장자호수공원’ 과 한강둔치 

 한 때 오폐수로 악취가 나던 장자호수공원은 장자못의 전설과 아름다은 선을 이룬 장자못의 물길 따라 산책로로 조성된 하천 제방 변에 수목을 심는 등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환경을 가꾼 결과 2005년 2월 환경부로부터 자연생태 복원 우수 사례지역’으로 지정되면서 많은 지자제와 해외 환경단체가 벤치마킹을 위해 탐방하는 유명명소가 되었다. 

  
장자호수공원과 한강둔치

약 3만 2천 평의 면적에 3.6km의 산책로가 있어 가벼운 운동과 나들이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호수 주변 호안 잔디에 돗자리를 깔고 삼삼오오 가족, 또는 연인들이 모여 앉은 모습은 외국 영화 속 공원의 풍경을 연상시킨다.
생태체험학습장에서는 그곳에서 서식하는 곤충과 식물, 조류, 양서류들에 대해 3D영상을 볼 수 있고 생태해설사의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주말에는 야외무대에서 각종 음악회, 전시회 등이 상설로 열린다.
장자호수 물길을 따라 산책하다보면 한강둔치로 이어지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
한강을 바라보며 시원한 강바람에 자아를 맡기고 무념무상으로 일탈을 꿈꾸며 걸어보는 것도 좋다.


망우산묘역과 근현대사 위인들

 봄이면 벚꽃으로 만개한 산책로, 여름에는 우거진 나무가 산책로 사이사이에 그늘을 만들어 가벼운 등산을 즐기기 위해 찾는 시민들의 쉼터로 소문나있다. 그러나 망우산은 역사의 기록에 큰 발자국을 뚜렷이 남긴 근현대사 위인들을 만날 수 있는 역사명소이다.

 3·1 독립운동을 주도하고 33인을 대표하여 독립선언문을 낭독한 만해 한용운, 독립운동가이면서 서예가이고 언론가이신 위창 오세창, 아동문학가이면서 어린이날을 만드신 소파 방정환, 국어학자이면서 우리나라 최초로 종두법을 시행한 송촌 지석영, ‘소’의 그림으로 친숙한 화가 이중섭, 30살 젊은 나이에 요절한 ‘목마와 숙녀’의 시인 박인환 등 유명 근현대사 위인들의 묘소가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묘도 이장하기 전에는 당초 이곳 망우리였다. 즉 망우산은 교과서에 등장하는 근현대사의 위인, 문학가, 화가들을 즐비하게 만나 볼 수 있어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나라사랑과 근대사 위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구리는 어린이들에게는 역사의 장으로, 어른들에게는 휴식을 만끽할 수 있는 웰빙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역사와 생태가 함께하는 구리로 이번 여름휴가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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