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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정책/이슈>
경기도 역사문화안양문화기행 관양동 청동기 유적지
글 | 안양문화원 간사 오미경
유적지 설명 | 안양시향토사료실상임위원 김지석

 ‘관양동 청동기유적지(안양시 동안구 관양1동 산15-3)’는 현재「안양 관양지구 주택단지 조성사업」을 하고 있는 동편마을 입구의 물레방아에서 이정표를 찾으면 수월하게 갈 수 있다. 이정표의 화살표 방향을 확인한 후 약 70m 완만한 벚나무 길을 오르면 수풀 사이로 보호각이 보인다. 계단에 올라서면“관양동 선사유적 주거지”라는 안내판이 우뚝 서서 반긴다. 

 
안내판에는 지난 2000년 한국수자원공사가 「수도권 광역상수도6단계사업」을 위하여 상수도관이 매설되는 이 일대를 발굴조사 하던 중 발견된 ‘청동기시대의 집터 유적’이라는 설명이 있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로는 뗀석기, 구멍무늬토기, 가락바퀴, 반월형돌칼, 돌창 등으로 안양역사관 향토사료실 제1실에 전시되어 있다. 

 

보호각에는 청동기시대의 주거지 3호와 4호의 유구가 복원되어 있다. 복원된 4호 주거지는 청동기 시대의 주거형태를 볼 수 있도록 지붕을 1/2만 복원한 움집으로 움의 깊이가 얕아지는 반움집의 형태로 동서방향의 수혈식 장방형으로 기둥자리가 3개이며, 가운데 화덕자리가 있다. 복원된 3호 주거지는 남북방향의 수혈식 장방형으로 기둥자리 2개와 화덕자리가 2개가 있으며, 그 자리에서 칸막이를 할 수 있는 기둥자리가 있다. 4호 주거지는 면적이 작으면서도 기둥이 3개인 반면, 3호 주거지는 면적이 넓으면서도 기둥자리가 2개인 이유는 건축기술의 발달과정을 알 수 있다고 한다. 두 주거지의 바닥은 불다짐으로 단단하게 다져져 있다. 바닥의 중앙에는 지붕을 세우기 위한 기둥구멍과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불을 뗀 그을음 자국이 보이는 화덕자리가 있고 채취한 곡물이나 열매를 저장할 수 있는 저장구덩이가 있다. 주거면적의 규모나 저장고의 크기를 보면 최소한의 공간과 먹거리로 생활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이 유적지는 보호각 안을 슬쩍 들여다보고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처럼 보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펴 보면 좋을 것이다.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 선사시대로 시간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선사인들이 뒷산 관악산에서 사냥하고, 열매를 따고, 앞강 학의천에서 물고기를 잡아 움집으로 가서 화덕 앞에 오순도순 둘러앉아 정겹게 나눠 먹는 평화롭고 단란한 가족들의 모습. 풍족하진 않지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며 해맑은 미소로 그 시대를 살았을 우리 선조들...
 
삶의 무게가 느껴질 때는 운동화 챙겨 신고, 천천히 걸으며 차분히 생각할 수 있는 관양1동 ‘동편마을’에 있는 ‘관양동 청동기유적지’를 찾아가보자. 그곳에 가면 선조들의 원초적인 삶의 흔적에서 작은 행복을 크게 웃을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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