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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사업>
문화원장님의 하루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포천문화원 이만구 원장을 만나다.

지방문화원장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지역의 문화적 현주소를 읽을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방문화원 원장이 진단하는 현재 문화상황은 어떠하며, 그러한 문화적 상황에서 지역문화에 대한 현주소를 읽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차원에서 기획된 인터뷰이다. 
(편집자 주)




포천문화원은 독립원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원장실이 따로 없다.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 한 켠에 책상과 컴퓨터가 고작이다. 그러나 그 주변에는 책들로 가득하다.
수시로 바깥으로 나간다. 그리고 이내 복도에서는 웃음소리가 섞인 짧은 대화가 오간다. 
그리고 다시 웃음기 먹은 홍조 띤 얼굴로 사무실로 들어온다.
원장실이 아니라 사무실이다. 
그리고 다시 원장석에 앉아 컴퓨터 모니터를 들여다보면서 생각에 잠기기도 한다.
그리고 이내 주변의 책장에서 책 하나를 꺼내들고, 이것 저것 뒤척인다.
포천문화원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엿 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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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 갑작스러운 질문이지만, 우선 포천 문화원장으로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을 처음부터 드려보겠습니다. 그에 대한 생각을 얘기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풀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만구 원장 : 저는 포천을 고품격 문화도시로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고품격이라는 의미는 전통문화를 기반으로 해서 현대문화가 재창조되는 수준 높은 문화를 저는 ‘고품격 문화’라 보고 있습니다. 

편집자 : ‘한류의 세계화’라는 키워드가 등장한지 불과 1~2년 사이에 이제는 ‘세계화된 한류’로 바뀌어 있을 정도로 한국에서의 문화적 상황은 대단히 급속히 변화하는 환경입니다. 그렇다면 지방문화원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만구 원장 : 한국문화 전체를 놓고 볼 때는 거창하게 생각될지 몰라도, 문화라는 것은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향유하는 것이고, 결국 향유하는 시각에서 보면 이것들이 지역문화인데, 지방문화원이 그 중심에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선진문화강국으로 진입하는 데는 지방문화원이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자 :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신다면...
이만구 원장 : 생활수준이 점차 향상되는 만큼 문화에 대한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에 따라 개개인의 의식 수준도 대단히 높은 수준에 와 있습니다. 따라서, 문화원의 사업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상향하여 추진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공급자가 옛날식을 답보하는 수준에서 머물면 안 됩니다. 새로운 마인드로 접근해야죠.

편집자 : 보통 행정이나 정책은 평균적이고 일반적인 공통분모를 찾아 최대 다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항상 한 발 늦는 것 같다는 느낌인데, 어찌 생각하시는지....

이만구 원장 : 결국 시민문화교육이라 생각합니다. 시민의 문화욕구는 날로 다양해지고 더욱 고급화되어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문화원이 시민에게 현재의 문화적 트랜드를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아이템 개발을 통해 전달해야 합니다. 
문화원은 수준 높은 문화공급자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이죠.
포천문화원의 경우 문화학교를 통해 23개 강좌가 진행되고 있고 연간 1천 1백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 그렇다면 문화학교 프로그램이 지역문화 발전에 어떤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시는지...

이만구 원장 : 문화학교는 우리문화원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입니다. 지난 2004년 9월 처음 5개 과목으로 시작한 문화학교는 현재 23개 과목으로 각 기수당 평균 360여명의 수강생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다른 교육기관과 차별화되는 순수 문화예술교육을 지향하고 있으며, 여가생활을 문화예술에 심취하고자 하는 많은 시민들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는 보람과 자긍심을 가지고 추진하고 있지요.
따라서 문화학교는 시민들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향상시키고 있으며 특히 중장년, 노년층의 여가생활을 즐겁고 유익하게 장식해줌으로써 사회를 밝고 아름답게 꾸미는 사회통합, 시민화합의 뜻 깊은 마당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학교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문화학교 수강생들의 작품발표회는 매년 12월 작품전시회와 공연발표회를 곁들여 실시함으로써 수강생들의 배움의 의욕과 성취감을 고취시키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또한 문화학교와 연계해 실버악단, 문화 나눔 봉사단을 구성해 구성원들의 노후를 보람있는 삶과 사회봉사 기회를 제공하는 동시에 관내 요양시설을 비롯해 중앙의 전국 문화원의 날 및 도단위 각종 행사에 특별 초청을 받아 열연을 펼침으로써 우리지역은 물론 포천문화원의 위상제고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편집자 : 문화사업을 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그것의 최대목적은 ‘관객개발’이 아닐까 생각을 해 봅니다. 문화를 통해 역사를 보고,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만구 원장 : 포천문화원에는 문화학교만 있는 것은 아니죠. 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생각과 다양한 욕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학교를 통해 습득한 기초적인 문화예술적인 감각을 보다 더 키워보고자 하는 욕구가 생기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 다양한 욕구들을 수렴하기 위한 프로그램 개발은 문화원 입장에서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면서, 중요한 일입니다. 
말씀하신 ‘관객개발’이라는 것은, 다른 말로 표현하면 내가 사는 곳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즉, 문화원에서 해야 할 일은 문화예술을 통해 내가 사는 곳을 더 잘 들여다 볼 수 있게 하고, 더 아름답게 보이도록 만드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자연스럽게 ‘관객 개발’로 이어질 수 있겠죠.
때문에 현재 포천문화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아름다운 사랑의 편지 공모전>, <가족 시낭송 경연대회>, <시티투어>, <반월문화제>는 그러한 다양한 욕구를 수렴하기 위해 기획된 아이템입니다. 또 <전국한시백일장>, <전국휘호대회> 같은 전국대회도 개최하면서 포천과 전국을 소통하는 창구도 마련하고 있지요.






편집자 : 경기도의 시, 군 문화원을 다녀보고 있지만, 문화원 마다 다들 왜 이렇게 바쁜지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이만구 원장 : 그럴 수밖에 없죠.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해야 할 일도 많구요. 이건 욕심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모두 다 할 수 없는 것이 안타깝지요, 오히려. (하하하)

편집자 : 더 깊은 얘기를 나누고 싶지만, 말씀해 주신 다양한 사업의 내용은 다른 지면을 통해 확인하는 것으로 하고, 이 시간에는 보다 더 인간적인 부분에 집중하고 싶은데요... 
문화원장이라는 존재에 대해 어떻게 느끼고 계시는지....

이만구 원장 : 우선 철저하게 사심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내 개인적인 명예와 영달을 위한 자리는 아닙니다. 자리를 즐기려고만 하면 더욱 안 됩니다. 철저히 일하려고 해야 합니다. 
특히 문화원에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 어려운 일은 원장이 앞장서서 해결해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게 해야 사무국 직원들이 안심하고 소신 있게 일을 할 수가 있어요. 
명예나 권위. 사실 이것들은 개인에게 있어서는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만 문화원장이라는 직위는 철저히 ‘공인’으로서 사심 없이 봉사하며 살겠다는 의지의 다른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만구 원장님



“하나의 지방문화는 마치 유기체와 같이 그 지방 고유의 지세, 관습, 공동체에 뿌리를 두고 있다. 특정한 지역의 진정한 뿌리는 민속, 민요, 동화, 유행 시가(詩歌)와 같은 통속적인 예술에서 찾아야 한다.”

포천문화원에서 전개되고 있는 다양한 문화 사업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위에서 제기한 학설에 얼마나 적합하게 적용되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시간이 없어 더 깊은 얘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그러나 세월이 어찌 어느 한 날 뿐이랴.
다음을 기약하며 뜨거운 악수를 나눴다.
 “포천은 공기가 좋아서 술을 마셔도 잘 취하질 않아~!” 라고 하는 말에서 이만구 원장이 얼마나 현재를 행복하게 일구며 살고 있는지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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