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지방문화원 생활문화동아리 현황분석 및 담론형성을 위한 심포지엄
경기도 5개 지방문화원이 추진하고 있는 생활문화동아리사업의 사례와 고민을 나눈 ‘경기도 지방문화원 생활문화동아리 현황분석 및 담론 형성을 위한 심포지엄’이 2016년 11월 21일에 진행되었다. 그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좌장
경기도 5개 문화원에서 진행된 생활문화동아리 사업에 대해서 토론자1의 의견으로 시작하겠다.
토론자1
발표를 들으면서 ‘문화원 국장님들과 직원들이 문화원 활성화를 위해서 그리고 문화원의 역할에 대해서 정말 깊이 고민 하는구나!’를 느꼈다.
생활문화동아리 네트워크의 중요성과 생활 문화의 의미를 깊이 있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합창단 동아리 네트워크를 추진하려는 중인데 많은 참고가 된 것 같다.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을 이야기했는데 아마도 정보화시대를 이야기 하는 듯하다. 제1의 물결이 농업화, 제2의 물결은 산업화, 제3의 물결은 정보화이다. 그렇다면 제 4의 물결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봤다.
개인적으로 그것은 감성의 시대, 소통의 시대가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감성과 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인간의 우뇌의 작용이다.
서로 감성적으로 인간관계의 회복, 소통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형성이 중요하게 대두될 것이라 본다.
그 가운데서 중요한 것은 인문학이며, 더욱 중요한 것은 문화 예술인데, 앞으로 문화원이 문화 예술을 통해 지역 주민들이 서로 공유하는 사업으로 보다 더 세밀하게 사업을 추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다섯 분의 말씀을 들으면서 앞으로 문화원에서 실질적으로 생활문화 사업으로 어떤 사업을 해야 될까? 그리고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되느냐? 에 대해 고민을 해봤다.
오랫동안 운영된 지방문화원의 이른바 <문화학교>는 이젠 자리를 잡았고, 다양한 각도의 문화예술교육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것이 답이다! 라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최근 정부에서도 생활 문화를 부각시키고 있는데, ‘생활문화’라는 표현을 쉽게 생각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부분이 있다. ‘문화원에서 해온 프로그램들이 사실 모두 생활문화인데 이것을 또 어떻게 하란 말인가?’ 고민하게 된다.
박정근 의정부 사무국장님이 “문화에 예술의 옷을 입힌다!”라고 표현하셨는데, 그런 측면에서 우리가 몇 가지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는 지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우선 문화예술교육에서 네트워킹이 중요한 점은, ‘네트워크를 통해서 모인 다양한 예술문화단체, 동아리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고 해서 그들이 하고 있는 프로그램들에 한계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정보의 교환은 되겠지만, 단순히 네트워크가 형성된 것만으로는 기존에 있는 어려움이 해소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생활문화 동아리들을 문화원 차원에서 네트워크로 연결한다!’ 라고 했을 때 문화원은 어떤 역할과 기능을 해야 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주고, 역량을 발휘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줘야하며,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워크숍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현재 지역 내 각 기관에서 운영하고 있는 강좌 프로그램들은 기존 방식으로 운영되어도 크게 문제되는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네트워킹은 문화원이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원은 이익단체가 아니기 때문이다.
문화원의 역할 중에는 ‘봉사’에도 있는 만큼 문화원이 네트워킹의 허브역할을 한다면 지역사회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유휴 공간을 활용한 레지던시 프로그램 운영, 전시, 공연 프로그램을 하고, 예술가, 아마추어 예술가 동아리들의 네트워킹을 형성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한다면, 직접적으로 생활문화 활성화와 연결할 수 있게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과의 연관성이구요. 창작센터, 아트 팩토리 등 공간을 기반으로 해서 예술가와 지역민들의 밀착 연계해서 지역 문화 발전을 도모하면 좋을 듯 하다.
동두천 국장님께 질문 드리고 싶은데요.
생활문화센터를 운영하고 계신데 단체 간의 네트워크 형성을 통해서 공동사업을 운영하고 계신지. 하고 있다면 어떤 케이스가 있는지 말씀 부탁드린다.
또, 용인문화원 나명철 과장님께 문화재단이나 문화원에 소속되어 있지 않은 경우의 동아리들이 네트워크가 생겼을 때 자생력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있을까?
화성문화원 김명수 연구원께는 전통 음악이 지역에서 뿌리내리려면 지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면에서 화성 지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동아리 형태로 묶어서 활동 한다고 한다면 지역민들의 생각과 의식은 어떠한지 말씀해 주시길 바란다.
좌장
세 가지 질문 중 생활문화센터의 동두천 국장님께서 함께하는 네트워크 운영 사례에 대해서 먼저 듣겠다.
동두천문화원
생활 문화 동호회가 구성되고 현재 2년 차 운영되고 있는데, 매월 월례회의 방침은 세웠으나 2-3개월에 한번씩 하고 있다. 아직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하지는 못하고, <매마수>에 참여하고, 문화 주간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상태디다. 예산 측면 등 문제 때문에 자체적 프로젝트를 추진 할 수 있는 단계는 아직 아니다.
좌장
예산과 기량의 측면, 지역의 인정 등에 따라 다를 수 있는 부분이다.
용인문화원
용인 통기타 네트워크는 내년이 3년 차이다. 사회 통념상으로도 3년을 버티면 성공한다는 말도 있는 것 같은데, 2년 차까지는 하고 싶은 대로 한번 해 보는 형식이 더 크다.
3년 차에는 자생적으로 할 수 있는 양의 한계와 목표를 가지고, 왜 하는지를 알고자 하는 해로 잡았다.
각 구별로 6-7개의 동아리가 만들어졌고 용인이 3개 지역구로 나누어져 있으니까 약 20여개 동아리가 있다. 처음에는 문화원이 만들어 줬지만 내년(2017년)에는 3개 지역별 축제에서는 참여하고 있지 않는 주민자치센터를 끌어 들이고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명분을 찾게 하려고 한다.
설령 공연 수준이 좀 낮다 하더라도 1년 사업 과정의 결과가 600명 합창이 되었을 때 얻을 수 있는 다른 느낌이 있을 것이라 보는 거다. 지금으로서 제도적인 기대는 없고, 3년을 거치면서 겪어봐야 할 것 같다.
화성문화원
지역민들의 공감대 부분은 중요하다. 지역축제를 하고 싶어 하는데 어떤 식으로 하느냐에 따라 일정한 조건이 필요하다. 이 문화재가 왜 소중하고 왜 없어졌는가? 축제화 했을 때 어떤 부분을 보여줄 것이냐에 따른 고민이 필요하다.
‘논 메는 소리’를 듣는다고 하면, 편의에 따라 모 형태를 깔면서 하는 경우가 많은데, 1년 단위의 예산과 계획이 있다면 실제 논을 1시간 정도 메거나, 마을 공동으로 경작하는 선모를 심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거나 해서, 실제로 재연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 형태만 구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술 한 잔 하면서 하는 노래는 굉장히 단조로운 노래로 들리지만 공연에서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굉장히 생동감 있게 들렸던 경험이 있다. 실제를 살려서 공연으로 할 때에는 이 단조로움이 공연의 형태로 보여 지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공감을 얻기 힘든 거다. 아직 한 번도 시도하지 못했던 실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형식으로 접근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좌장
전체적으로 다섯 꼭지가 각각의 의미를 갖는 것 같다.
동두천문화원이 생활문화센터로서의 출발 지점에서 어떤 시설과 내용을 가지고 지역 안에서 역할을 해야 할지. 이것이 다른 문화원에 어떤 사례가 되고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화성의 경우 문화원의 가장 본질적인 전승 문화에 대해 말씀해 주셨다. 지금은 전승 문화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인데, 사회 구성체의 변동이나 생산 양식들의 변화가 너무 크다 보니 원형들을 이미 잃어버린 상황이고, 그사이 농업 생산 사회에 계시던 분이 돌아가시고, 종교들의 이입으로 인해 전래해 왔던 전승 문화의 이질감들은 예전에는 당연하게 추구했던 전승 문화 자체를 놓게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 할 것인지에 문화원에서는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이것은 정부가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이고, 오히려 특별법인 지방문화원진흥법 내에서, 할 수 있는 것을 가지고 요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여 진다.
그러자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논부터 사야하고, 장례식도 그대로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대화된 고유성, 전승 문화 자체가 세트화 되어버리고, 박제화 된 모습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회다지 소리가 북부, 남부, 경상도 양식이 다 다른데 통일화 되어 버린다는 뜻이다.
토론자2
많은 시간을 갈고 닦아서 발제를 해 주신 것에 대해 놀랍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은 것은, 지역문화진흥법에는 두 개의 축이 있는데 생활문화와 지역문화의 두 구도를 잘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지방문화원이 지역 사회에서 본질적인 미션으로 주어져 있는 지역 문화를 어떻게 끌고 갈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지방문화원의 미션이지 않나?
진흥법에도 규정되어 있듯이, 최근에는 한국문화원연합회를 중심으로 다시 과거로 되돌아가려고 하고 있다.
‘고유문화, 그동안 지역문화. 전통문화의 계승과 창달을 위해 애쓴 노력을 인정하고...’ 등의 문구들을 들이미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문화원이 그동안 해왔던 소위 <문화학교>라는 틀을 정말 벗어나지 않으면, 생활문화의 리드를 해나갈 수 없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지역에서 생활문화를 하고 있는 많은 단체들이 있지만, 아쉽게도 지역성의 고민이 좀 약하거나 빠져 있다. 지역 기반이 아니라면, 우리 지역의 과거의 전승되어 온 연원에 대한 연결이 없다면, 그냥 ‘생활문화’일 따름이지 그 ‘지역을 기반으로 한 생활문화’는 아니라는 생각이고, 전통문화도 마찬가지로 ‘무대화 된 고유성’, ‘화석화 된 전통문화’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이것이 주민 관점이 아니라면, 그리고 지역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재해석해 내지 않는다면 ‘화석화된 전통문화’일 따름이지 ‘이어지는 전통문화’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물론 문화원이 열심히 해왔고, 생활문화사업들을 문화원이 주도적으로 해왔던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지금의 생활문화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맥락에 닿아있지는 못하다고 생각한다. 화성이 발표했듯이 우리는 과연 전통이라는 것. 옛 것이라는 것들을 문화재보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원형보존’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한다.
‘지역성에 대한 고민’이라는 것은 생활문화의 소재를 지역에서 찾는다는 것이고 생활문화의 대상과 근거가 지역이라는 것이다. 그런 고민들이 없다면 어느 지역에서도 행해질 수 있는 생활문화인 것이지 ‘우리 지역의 생활문화’는 아니다.
평생학습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지역을 기반으로 한 평생학습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동두천은 동두천의 학습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역에 대한 고민이 없다’라는 부분은 지역에 대한 현실, 정체성, 미래에 대한 고민들을 실질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녹여내야 한다는 것이다.
단순히 센터식의 강좌를 벗어나야 하는데 아직까지 그것을 생활문화라고 혼동하고 있다는 것은 우려될 만한 지점이다. 고향의 고는 옛 고(古)아니라 연고 고(故)입니다. 옛것을 파보면 우리의 지금 정체성을 추구할 수 있고, 옛것을 통해서 지금 살고 있는 삶을 더 풍족하게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찾아낼 수 있다는 뜻이다.
오래된 것을 올드(old)한 것 이라고만 생각하면 안 된다.
이런 재해석 능력을 가지고 지역 사회에서 생활문화를 우리는 얼마만큼 변형시키고 활용하고 이용하게 할 수 있는가, 즐길 수 있게 만들 것인가 라는 사명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의정부문화원 사무국장님이 말씀하신 ‘관심공동체’라는 개념을, 저는 ‘지역에 대한 관심공동체’라고 생각하고, ‘취향공동체’에서 머물러서는 안 되고 우리지역에 대한 논의와 고민들,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대한 고민들, 이런 부분들로 이어질 수 있고 우리의 생활양식을 어떻게 바꾸어나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들로 이어질 수 있다면 진정으로 지방문화원이 지역 문화를 견인해 나갈 만한 소명감을 깨닫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먼 길이지만 분명 이런 논의들을 통해서 찾아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좌장
이천문화원 사무국장님의 말에 깊이 공감하고 생각해볼 만한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화두를 던진 것인데, 한 시간 남짓의 정해진 시간 이긴 합니다만,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차원에서 지방문화원과 함께 향후 문화원의 아이덴티티를 어떻게 확립하고 새로운 미션을 세워나갈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한다는 것이 대단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그것이 오늘 저를 광주에서 올라오게 한 힘이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간 지방문화원이 지역 내에서의 선발 주자로서, 맏형이자 아버지 같은 존재로서의 위상이 너무 많은 외부적 요인에 의해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 무너졌던 것에 대해서 연합회 차원에서 별다른 담론이 있는 것도 아니고, 대한민국에 있는 문화단체나 기관에서 문화원의 이러한 상황에 대해 그다지 염려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그냥 시장의 선 순환적 구조에 의해서 어떻게든 흘러가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는 한국문화원연합회 및 지방문화원의 <문화학교>가 곧 어르신사업으로서 치환되고 있다고 보고 문화원 하면 <어르신문화사업>으로 대표된다고 생각하고만 있다.
지방문화원을 그들만의 집단으로 간주해 버리고, 지역에 있는 광역문화재단, 기초문화재단은 문화원을 그냥 그렇게 가는 곳이라 인식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예회관의 경우는 같은 문예회관연합회라는 구조를 통해 훨씬 더 많은 규모와 많은 지원과 많은 정책적 배려를 통해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고, 지역문화진흥법에 의해서 기초문화재단 등이 지역마다 설립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방문화원이 최근의 어젠다(Agenda)인 ‘생활문화’라는 이슈를 가지고 그동안 우리가 해 왔던 일들의 본질적인 자기 규명과 반성을 오늘 경기도문화원연합회 차원에서 마련했다는 일은 대단히 고무적이라고 생각한다.
토론자2의 말씀처럼 지역이라고 하는 것을 토대로 해서 취향의 공동체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얘기를 좀 더 심도 있게 나누었으면 좋겠다.
평택문화원
20명의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면서 느꼈던 것들이다. 가장 큰 것은 예산 지원에 관한 부분인데, 외부의 사례를 보면 재정 지원보다는 공간이나 시스템 구축 위주로 되어 있다.
우리는 재정 지원이 없다면 운영 자체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단체들이 재정 지원에 중점을 둔다. 지속적으로 지원 받을 것만 생각하고 있다. 재정 지원을 받음으로서 오히려 자율성이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강사나 회원 구성에 제약이 생기고, 지원을 받을 경우 공공성을 따지다보니 단체가 가지고 있는 자율성이 훼손되는 부분이 크다.
지원 단체에서는 재정만 지원할 뿐 운영의 자율성을 존중한다고는 하지만, 가이드라인은 있을 수 밖에 없고, 그런 점들로 인해 자율적 운영이 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리고 어떤 단체는 학습 동아리부터 시작이 되고, 발전을 하면 사회 활동을 하려고 하면서, 참여형 동아리로 변화하게 되는데, 그럴 경우 어려운 부분은 공연 장소, 필요 시스템 등의 구축을 공적 기관에서 다 해줄 수 없기 때문에 하드웨어 부분만 지원해주는 기관이 별도로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단체들이 발전해 나가면서 강사나 회원들이 어떤 이득을 추구하려고 하는 문제이다. 시작할 때는 순수한 마음이지만 규모가 커지게 되면 식사나 교통비 등을 요구하고 직접 지원이 안 되는 부분인데도 불구하고 실력 향상이 되면서 또 다른 지원 등을 바라게 된다. 그런 점에서 목적이 순수해지지 않게 되는 것들을 느끼면서 마음이 아팠다.
지자체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 공연형 동아리들에 지원 되고, 학습 동아리나 탐구 동아리들에게는 지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상태여서 분별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본다. ‘공연형’이라고 하더라도 상당 부분 50~60%가 장비 등의 비용이 대부분이다.
문화원이나 예총 등에서 무료로 빌려줄 수 있는 사업을 하게 된다면 단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좌장
솔직한 이야기다. 사회단체보조금이 지역마다 편성이 되어있고, 생활문화동아리에 대한 지원이 있는데, 광주광역시의 경우에도 많지 않은 예산으로 이미 시에서 명단이 내려지고 그 안에서 지원해 줘야 하는 경우가 있다. 광역 단위에서도 그런 형식인데, 하물며 기초자치단체의 경우에는 어떻겠나.
우리가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 가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제기가 평택 국장님의 발제 안에도 있었고, 이런 부분들의 개혁이 필요하고, 의회 차원에서도 손을 댄다던지 하는 방안이 필요 할 듯 하다.
직접적으로 물어보겠다. 평택문화재단이 없는 상태에서 평택 지역에서의 문화원의 위상은 어떻다고 생각하는지?
평택문화원
평택의 경우에는 평택문화재단이 없다보니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업내용이 지정되어 내려오는 돈들이 있었다. 인쇄소마저 지정해주었다.
언론사 등에서 주관하는 행사를 대행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사회를 통해서 향후 그러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운 후 점점 줄었고, 올해(2016년)의 경우에는 그런 건이 하나도 없었다. 지역에서 문화원에 대한 신뢰가 조금 높아졌다고 본다.
평택시 예산이 1조8000억. 47만 인구에 비해 많은 예산인데, 사실 미군기지 이전 특별법 때문에 많이 나오고 있다. 그 예산 중 문예관광과가 쓰는 예산은 극히 미미하다. 문화 예술 관련 예산이 굉장히 작은 형태라 지역 사회에서 문화재단을 만들자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긴 하다. 하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있다. 아직은 예총이나 문화원을 통해서 자산을 확보하자라는 의견들도 있다. 평택은 3개 권역(평택, 안중, 송탄)을 통합하다 보니, 문예회관도 3개가 있다. 그런데 문예회관 운영을 공무원들이 하다 보니 도시와 가까운 곳은 활발히 대관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안중이나 송탄 쪽과 같이 도시에서 떨어진 곳은 1년의 대관이 10차례도 안 되는 곳도 있다. 이 부분에 대해 지속적으로 의견을 내고 있다. 시에서는 민간에 위탁을 해서 활성화 시키거나, 도시공사에 위탁 운영하자는 의견을 내고 있으나 아직은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이다.
좌장
사실 제가 이 자리에 오게 된 이유는 문화원, 재단, 서울시에서 근무했던 경험도 있었고, 지방문화원 컨설팅을 한지 10 여년 가까이 되다 보니 지방문화원에 대한 여러 상황을 알기 때문인 것 같다.
문제는 ‘지금 현재 문화원적 기반 자체가 무너지려고 하고 있다.’는 점인데, 앞으로도 생활문화의 근간에 대한 헤게모니도 갖지 못할 것 같다. 이에 대해문화 권력이 아름다운 권력일 수도 있고 정치적 권력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동두천문화원
동두천의 경우에는 자연스레 생활문화센터가 2년 전에 생겼다. 시민들이나 문화원으로부터 생활문화센터가 뭐하는 곳인가? 라는 이야기들이 많다. 그렇게 생활문화라는 말이 많이 자연스레 오르내리고 ‘문화가 있는 날’이 생기고 현수막들이 내걸리면서 시민들에게 자연스러운 단어로 다가갔다. 사실상 프로그램 센터 운영과정에 어려움이 많다.
동두천시가 재정이 없다. 2015년 2월에 시작했는데 공간만 제공되었을 뿐 프로그램이나 예산 지원은 전혀 없었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비슷한 시기에 개소된 곳이 서산생활문화센터인데 거기도 마찬가지로 비슷하다. 그곳도 서산고용복지플러스센터 내에 생활문화센터가 생겼다.
예산지원 때문에 그 곳과 통화를 하면서 자료를 받았는데 예산지원이 1억 좀 넘고 지원 인건비도 지원이 되어, 2억 이상이 초기 투자되었다고 하더라. 동두천문화원의 경우 전혀 그런 지원이 없어다. 공공근로(일자리 차원)의 경우 행정사무 능력이 없고, 근무시간도 9-3시까지 근무한다.
어떤 경우는 운영이 저녁까지 지속 되는데 문화원 임원이나 이사님들이 자원봉사를 하는 형식으로 운영을 해 왔고, 프로그램 운영 예산도 기존의 동두천문화원 내 ‘문화학교’에서 운영하는 것을 이용해 왔다. 노인회 등 관계없는 단체도 홍보를 마련해서 장소를 빌려준다는 등, 프로그램 운영비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운영, 홍보를 하고 있다. 현재 생활문화센터는 많이 알려져 있는데 사실상 예산지원이 전혀 없으니까 모든 것이 움직일 때마다 예산이라 아쉬움이 많다.
의정부문화원사무국장님의 발제에서 ‘한마음실버밴드’가 자발적으로 움직인다고 한 점에 대해서는 감명을 받았다. 어떻게 그분들이 예산 지원 없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지가 궁금하다.
좌장
의정부 국장님과 용인문화원 과장님이 ‘자생성’에 관한 말씀을 하셨다. 두 문화원의 사업추진과정에서의 디테일(detail)들이 나중에 생활문화 동아리가 향후에 지역으로 나가게 되면 바로 만들어 져야 하는 부분이다.
아시다시피 문화원에 가면 원사가 있어도 서예원 등 계속 있는 것들만 있는데, 이렇게 가면 이 공간 자체의 효율이 떨어지고 나가게 되는 과정에서의 다툼이 생기고 그렇다. 어느 정도 연한이 되면 성장해서 독립하는 모양이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의정부문화원
실버밴드는 처음 만들 때부터 5년이 목표였다. ‘5년 후에는 독립 한다’였다. 어르신들이 처음에 악기를 배우거나 할 때, 하고 싶은 동기와 사연을 받았다. 두 번째 방향은 ‘한 번도 해보지 않아야 한다!’였다. 하고 싶은 마음에 사연이 있어야하고 한 번도 해보지 않았어야 하는 것이 기준이었다.
1년을 그렇게 했는데 열정이 대단했다. 한 번 공연을 나가는데 열 분이 움직였다. 그런데 문제는 스텝이 10명은 움직여야 했다. 차량운행, 음향장비 등의 스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2년 차 부터는 스텝교육. 음향교육, 악기세팅 등의 교육을 따로 했는데, 시간이 무려 2년 걸렸다.
2년 후 그분들이 맨 처음 직접 설치를 하기 전에, 세팅 연습을 몇 번씩 반복해서 하셨고, 이제는 공연을 갈 때 한 사람 정도만 따라 가면 될 수 있도록 되었다.
이제 4년차가 되었다. 이제는 직접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재능이 있는 어르신 대표 두 분을 선발해서 공모사업의 서류를 쓰는 법 등을 가르쳤다. 4년 차 부터는 공모사업, 시(市)에서 하는 사업들을 스스로 공모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게 한 것이 연 천 만 원 정도 된다.
많이 도와드리지 않고 조금만 도와 드려도 되는 기간이 무려 5년이 걸렸다. 이제는 자발적으로 홍보를 하러 다니기도 한다.
이 과정까지는 한국문화원연합회 어르신 사업과 병행을 했고 5년차가 끝난 후에 이제는 지원을 안 한다. 한 번에 준비해서 자생하는 것은 안 되더라. 과정이 없으면 갑자기 변하지 않는다.
‘지역문화가 지역에 기반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토론자2의 말씀에 공감한다. 가장 큰 문제는 지방문화원은 변화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하는 조직이라는 것이다. 과정이 필요한데 각각의 문화원에 맞는 해결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제 딸이 5학년인데 수학을 너무 못한다. 이야기 도중 나와 다른 생각을 발견하게 됐다. 사칙연산을 배우는데 이 친구는 모든 수학의 영역을 다 다르게 생각하더라. 각각의 단원이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다 다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더라. 마지막을 가기 위한 과정인 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문화원이 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그거였던 것 같다.
지금의 형태로 변해온 것도 과정이 있었던 것이고, 다시 정답을 찾아가기 위해서는 역순으로 찾아가는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시작에서부터 조금씩 변하는 과정에서 다음 단계를 설정해야 하는데 시작과 동시에 변해있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이 일은 그럴 수도 없을 뿐더러 목표를 두고 있되 그곳을 도달하는 과정을 세분화해서 단계를 밟아야 한다.
목표를 향해 못 갔던 이유 첫 번째는, 인력의 지속성이 안 된다는 점이다. 국장이 목표를 설정해도 중간에 국장이 바뀌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직원도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지금은 많이 변하긴 했다. 하지만 이제라도 목표점까지 갈 수 있는 계획이 만들어져야 한다.
생활문화의 중심이 되도록 만들려는 긴 목표가 필요하다.
문화원의 위상도 이것과 관계가 있다고 본다.
문화원은 홍보에 소극적이다. 그러니까 일을 해도 다른 주위 시민들이나 정치인들에게 문화원은 동아리, 문화교육을 실행하는 많은 곳 중의 하나 일 뿐인 것이다.
2017년 예산에서 의정부문화원의 ‘문화학교’ 예산이 없어진다는 통보를 받았다. 문화원의 문화학교 예산을 없앤다는 것 때문에 찾아 갔는데 문화원의 강좌가 다른 단체들과 별 차이가 없으니 문화원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라.
‘우리는 다르다!’라고 설명하고 이야기해도 전달이 잘 안되더라.
그 시점에서 ‘SNS나 블러그 등으로 홍보를 안 해서 그렇다’, ‘문화원의 존재를 몰라서 그렇다’라고 해서 집중 홍보를 했고, 문화원 여유 예산과 인맥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홍보를 한지 두 달 정도 지나고 나니, 직원들이 일하는 과정들을 시청에서 보고 있었더라.
문화원이 하는 사업들을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후 문화학교 예산이 없어진다는 말도 없어졌다. 문화원다운 사업들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이야기도 해준다. 문화원다운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해달라고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문화원도 이제 알려야 하고 적극적이어야 되고 거기에 맞춰 변해야 한다. 하지만 목표는 정확하게 수립해야 한다.
조급해하면 30년-50년 된 문화원을 절대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한다.
좌장
용인문화원 과장이 자생성에 관해서 이야기 해달라.
용인문화원
생활문화동아리를 빨리 자생시켜 지역으로 내 보내고, 새로운 동아리를 육성하는 선순환 구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사업을 통해 만들어 진 동아리가 쉽게 지역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출구전략으로 생활문화진흥원을 내고 중간 단위로 생활문화지원센터를 내서 운영하고 있다.
용인의 경우도 생활문화사업을 몇 년 간 추진했고, 현재는 동아리 연합을 지원한다. 이 사업을 시작할 때 예산이 많은 것은 아니고 연합체로 활동 했을 때 지원이 끊기면 바로 없어진다는 것을 주위에서 많이 봤기 때문에 일부러 장르를 한 장르로만 통일했다. 그 분들이 기타를 배울 때 생활도 하면서 악기를 알고 시간을 투자하고, 이런 단체를 통해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듯이 용인통기타네트워크는 3년 차가 되었기 때문에 내년부터는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려고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 간 교류이든 동네를 가든, 단체로 만났을 때 거기에 맞게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600명 통기타합창단을 모아보려는 것은 또 다른 예술적 경험이라고 생각해서이다.
예산과 관련 없이 한 장르로 지역적 모임을 만들고, 이주민과 원주민의 만남으로 교류의 장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장르네트워크의 핵심은 ‘만남 자체가 지역 간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계속 이어지게 되면 문화원을 기반으로 확장해 나가고, 그때마다의 예술적 경험을 새롭게 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전북 완주군이 도농복합지역이다. 인구가 9만 5천 밖에 안 되는데 140개 동아리에 1,800명이 모인다고 하더라. 이것이 시사하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봐야 한다.
우리가 아는 문화예술은 여유가 있는 도시에서 이루어진다고들 생각하는데 이제는 지역 주민들의 문화 욕구가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문화원이 생각을 좀 해 봐야 하는 지점인 것 같다.
좌장
전라북도 완주의 경우는, 지역적 특성 자체가 도시 근교였다가 새로운 혁신사업들을 하고 있는 경우이다. 대부분 구성하고 있는 집단들이 연세 드신 분들이 많고 귀촌자들이 많다보니까, 이 둘을 결합시키기 위해 저녁 시간에 건강을 케어하고 새로운 식구들에게 영농 기법 등 적정기술 전수 등과 연관 지어서 많은 동아리들이 생기고 있다. 그것들을 지역 혁신의 동력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의정부나 어느 곳이나 마찬가지지만 수장들이 문화 마인드를 어느 정도로 가지고 있는가의 문제이다. 평택도 마찬가지로 1조 8천억원을 가지고 수장이 100억만 사용하는 것처럼 광주도 마찬가지다. 수장들이 어느 정도의 문화 마인드를 가지느냐. 그리고 의원들이 거기에 얼마나 많이 동조를 해주느냐의 차이인거다. 문화원장과 이사들의 협조나 마인드 등 접점이 다르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가 힘들다.
결국은 다시 토론자2에게 질문을 하고 싶다. 과연 우리가 지역에 기반 한 예술과, 현재 유행처럼 인식되어지고 있는 생활문화예술 가운데 변별력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무엇들이 있는가? 가령 너무 동네 위주로 가면 문화원이 오히려 뒤 떨어지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백화점 문화센터나 마트의 문화센터 등. 그리고 주민센터의 생기발랄한 춤 등이 인기가 많을 수 있는 것들인데 그 안에서 문화원이 할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이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 해 달라.
토론자2
쉬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발제하신 분들처럼 지역에서 진도를 밟아가고 있는데 함께 해나가다 보면 상당히 많은 걸림돌이 있지만 결국은 함께 나간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어디를 향해 가는가도 중요하고요.
‘관심공동체’ 라고 한다. 우리는 살아있는 동안 계속적으로 무엇인가에 관심을 갖게 되는데, 적어도 그것을 묶어주는 기반은 지역이고 지역에 대한 관심이다. 이것이 정체성과도 관련된 것이다.
인간은 본질적인 의미에서 고향에 머물고자하는 존재라고 하는데, 그 고향이라는 것은 자기의 연원에 대한 따스함 같은 부분들을 말한다. 그런 부분들이 우리가 가진 지식들을 녹여 내고 다시 재해석할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기반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기초가 되어야 ‘봉사’가 아니라 ‘활동’이 된다. 복지부분에서는 서비스가 좋다. 하지만 적어도 문화에서, 특히 생활문화에서는 ‘서비스’를 버리고 ‘활동’이 되어야만 한다.
우리 일이라는 자각이 일어나야 된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에게 계속 용돈을 주면 어느 날엔가는 용돈을 안주면 안 놀겠다고 하는 시점이 있게 된다.
그런 것처럼 예산과 인력이 중요한데 예산을 어디에 투입해야 할 것인가? 아이들에게 논다고 돈을 줘야 할 것인가?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는 시설이나 놀이를 보급한다던지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을 줘야하는지에 대한 예산을 올바로 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인력의 부분들도 마찬가지이다. 자원봉사는 기본적으로 실적관리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공적관리 시스템을 버릴 필요가 있다. 문화에서 지향해야 될 자원, 자발적인 것을 담보하는 것은 실적관리 시스템은 아니다. 어떻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느냐. 생활문화는 무엇이다. 라는 부분을 이해시키게 되면 자연스럽게 주민들 스스로 하게 된다.
그런 것을 우리가 먼저 찾아줘야 하는 것이고, 불을 지필 수 있다면 문화원 내의 동아리 육성이건 지역 사회에서 다함께 가는 방식이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화원은 문화원에서 길러낸 동아리뿐 아니라 지역 사회에, 지역을 안고, 평생학습이나 예총 등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아리들이 단순히 ‘취향동아리’가 아니라 ‘관심동아리’로 나갈 수 있도록 하게 하는 것이다.
좌장
그러면 토론자1의 노하우를 들어보자. 우리는 이런 면에서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대중이 좋아하는 현대적인 문화프로그램과 지역에 기반 한 생활 속 삶의 기술로 영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사례에 대해서 듣고 싶다.
토론자1
제가 생활문화라는 표현이 쉽게 와 닿지 않는다고 말한 것처럼 갑자기 생활문화활성화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우리가 생활문화를 하고 있는데 이것을 또 어떻게 활성화시키는가라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사실은 아까도 문화원의 위기를 말씀하셨는데, 맞다. 각계에서 전문성 있는 인력들이 포진하고 있다 보니 그쪽에서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어서 문화원이 위축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지역에 기반 한 문화프로그램의 경우에는 문화원이 단순히 교육만 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원에서 하는 사업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역사문화, 전승, 보전사업이 중요한 역할이고 기능이다.
그러다보니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러 가지 사업 중 교육프로그램은 그중 일부분이다.
문화원마다 다르겠지만 교육프로그램에 얼마나 비중을 두느냐 하는 것은 차이가 있다. 그런데 지역에 기반 한 문화교육의 경우에는 단순한 교육이라고 하는 측면에서 문화학교에서 운영하는 문화예술교육, 서양화 등의 프로그램들이 다른 사업과 연계를 가질 필요가 있더라.
우리의 경우는 ‘지역역사문화바로알기사업’을 1999년부터 지금까지 지역문화유적투어사업으로 하고 있다. 예산이 좀 줄어서 지금은 어려움을 겪지만 전에는 연간 참여인원이 만 오천 명까지 됐다. 아파트에서 모임이 있으면 신청하고, 코스 10개 중 선택하고, 해설사가 동승 설명하고 4시에 돌아오는 프로그램인데, 지금도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이다.
평소에 지역에 대한 정주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시민이나, 외부에서 이주해온 주민의 경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함으로 인해 지역에 대한 의식이 달라지는 거다.
문화학교 사업은 다른 곳처럼 비중을 크게 두지 않고 있다.
또 한 가지는 지역학이다.
2010년부터 지역학을 정착시키려고 하면서 관내 6개 대학에 지역학 강좌를 개설했다. 교양 수업으로 하고 있고, 관련해서 지역축제, 스토리텔링을 하고 있는데, 지역학으로서의 이루어지는 것들이 굉장히 포괄적이다. 요즘에는 시민, 공무원들에게 외지에서 들어온 기업체들에게 우선적으로 지역을 가르치고 교육하는 사업을 홍보하고 있다.
좌장
네.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셨는데, 광주의 경우를 예로 들면 시티투어 버스가 운영되고 있는데, 참가비가 2,000원이다. 회당 버스 탑승 인원이 4명, 8명이 평균이다. 별로 많지는 않지만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그런 점에서 의미가 크고 지역학이라는 것을 가지고 가는 것이 문화원에 기반해서 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이고, 이것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 들었다.
특히 화성에서는 문화원의 현재 문제이자, 해결해야할 문제로 가지고 가고 있다고 본다. 원형과 전형의 개념을 말씀해 주셨는데, 저는 ‘현전화’라고 이야기 하고 싶다.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시대에 맞게’라는 의미로...
광주의 어떤 탱화에 보면 보살이 핸드폰을 들고 있다. 그것을 본 스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것을 ‘파문’이라고 한다. 이 시대에 맞는 파문! 그것이 아닐까 싶다. 너무 뛰어넘지 않으면서도 말이다.
그러려면 그에 대한 기반들이 함께 구축되어야 한니다. 지역학이든 형태학이든 그 안에서 같이 나가야 한다. 그것도 세련되게 말이다.
즉 서울에서 소비되는 것이 금방 광주에서 대구에서 소비되더라도 우리 안에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소비되는 양식을 가지고 새롭게 창출하는 문화원이 되어야하고, 과거의 독립적인 존재로 있던 문화원이 현재의 다양한 문화 생태계에서 위치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이야기 나누었으면 한다.
도연합회
오늘 제목이 경기도지방문화원 생활문화 담론형성 심포지엄이다. 그것과 겸해서 ‘생활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가지고 가야될 것인가?’, ‘지역문화, 전통문화에 대해서 문화원이 가야할 방향’ 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주셨으면 한다.
문화원은 그동안 방향을 설정하는 공식적인 담론형성 기구가 없었다. 그래서 이런 구조를 마련하고 싶었는데 늦었지만 올해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분히 경기도를 보여주는 의미도 있지만 ‘향후 우리가 문화원담론으로 어떤 주제들을 가지고 갔으면 좋겠다!’ 라는 것들이 있으면 겸해서 함께 이야기 해 주셨으면 한다.
좌장
생활문화를 이야기 하지만 모든 관계들이 다 얽혀있는데 실제 무방비가 아니라 어찌 보면 다 포용하는 상황에 있다 보니까 우리들 스스로 끌고 가야 하는 이슈가 되는 것들, 하지 못했던 것들을 겸해서 말씀해주시길 바란다.
토론자1
생활문화에 한정하지 말고 확장해서 문화원의 활성화 방안. 대안으로서의 문화원의 미래를 이야기 해봤으면 좋겠다. ‘창작크러스터’라는 것이 있다.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고 공유하고 나누는 장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창작은 예술인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포괄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문화예술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모든 것들이 사실은 창작이다. 감성시대, 소통시대의 기반은 창의적 발상. 즉 창작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문화선진국의 예를 보면 공동화 현상과 같은 과정을 다 겪었다. 앞으로 우리도 필연적으로 공동화되는 도심의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그들을 어떻게 문화적으로 끌어 낼 수 있을 것인가가 문화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눈을 돌려서 시장, 농촌의 창고들, 빈집 등을 활용해서 마을 박물관, 지역민의 사랑방 등을 만들어 서로 소통 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한다. 창작클러스터의 경우 전문성 있는 예술가를 끌어들여 레지던시를 운영, 지역민과 주기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고, 그들에게 문화적 소양을 일깨워주고 이해시켜주고 지역의 현안에 대한 공동의 프로젝트를 만들고 하는 것 들을 하고 있는데, 이런 움직임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생활문화와 직접 연관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앞으로 문화원의 방향이기도 하고, 나오시마, 교토 창작센터 홋카이도를 다니면서 보고 사례를 많이 읽었기 때문에 우리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좌장
이슈로 보자면 지속가능한 지역 생태계를 만든다는 개념이라고 생각된다. ‘예술은 소모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들이 결합된 것이다’라고 이해된다.
동두천문화원
생활문화와 문화원은 뗄 수 없는 관계이다. 문화원 입장에서 생활문화를 어떻게 이끌어 갈 것인가? 생활문화의 키워드는 두 가지이다. ‘일상과 자발성’ 일상성은 잘 되어 가는데 자발성, 자생력은 의정부처럼 잘 움직이는 곳도 있지만 대다수는 부족하다. 그런 자발성, 자율성에 동기부여를 잘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용인문화원
문화원이 과거에서 현재를 연결하는 것은 잘하고 있는데 현재에서 미래를 연결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한다. 생활 문화 활성화라는 것은 배우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발표와 만남, 그것을 통해 지역 사회가 발전하는 모양이어야 한다. 사람들이 모이면 서로 이야기하고 싸우고 하지만 또 고민하는 지점들도 생기게 마련이다. 생활문화 활성화는 과거, 현재에서 미래까지 연결 할 수 있는 확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좌장
미래의 이슈를 무엇을 잡았으면 하는 건가? 확장성을 갖자?
용인문화원
문화원의 정체성, 존재의의를 보통 어르신, 역사 등으로 인식하는데, 회원들이 다양해져야 다양한 이슈가 생길 것이다.
의정부문화원
문화원이 변하고 문화원이 문화원다운 프로그램, 사업을 문화원 중심으로 할 수 있도록 무장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전쟁을 해야 하는데 내가 무장을 안 하고 전쟁터를 갈 수 없지 않나. 문화원 직원, 국장, 회원, 원장, 이사들이 무장을 할 때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그런 교육이 안 되어 있고, 다르게 말하면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본다. 이제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무장을 해야 할 때이다.
생활문화에 대해서는 담당자가, 참여하는 사람들보다 생활문화에 대한 이해가 안 되어 있으면 안 되고, 지역생활문화를 만들어 가는데 지역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안 되고, 그런 것들이 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저희 동아리가 하고 있는 것 중 펜화를 배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배우기 전에 지역에 대한 공부를 먼저 시켰다. 의정부의 역사 부분들. 교실에 어느 펜화 작가가 여행을 하면서 그린 펜화 책이 있어서 비치를 해두었다. 2년을 배운 분들이 지금 의정부를 소개하는 책을 직접 그려서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 역사와 그림을 공부하면서 1권을 제작하고 있다.
‘1권은 역사편’, ‘2권은 동네 지역별 이야기’로 작업하고 있다.
우리 동네를 자세히 몰랐는데 세밀하게 보니까 정말 다르다 라고 말한다. 그들에게 우리가 같이 지역생활문화를 할 수 있도록 기본적으로 무장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화성문화원
저는 아직 지역과 많은 호흡을 해 보지 않아서 조심스럽다. 강원도 구술조사를 하면서 경험했던 것을 하나 말씀 드리면, 주민들이 어떤 대회에서 정선아리랑을 하면 경기민요에 밀린다고 생각하고, 저희는 옷도 서민적으로 입고 재연을 하길 바라는데 그분들은 평범한 옷이 많이 위축되는 모양이더라. 다른 곳에서는 예쁘고 화려하고 듣기 좋은 가락을 이야기 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이 생긴다.
지역에 대한 올바른 자부심은 건강한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중앙 중심적이다 보니 그쪽이 더 잘하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역학이라는 단어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그 지역이 세계 최고가 되는, 최고인 것이 자부심이 아니라 옆에서 살아 숨 쉬고 독특한 것이라는 것에 자부심이 있어야 하고, 자신감이 있어야 정말 지역적인 것이 잘 살아나고 고유한 문화가 생기는 것 같다. 지역학을 잘 살려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평택문화원
프로그램이 전통이어야 하느냐? 시대에 맞는 것이어야 하느냐? 문화원의 주요목적사업이 전통문화 보전 계승 발전이다. 그런데 보전하고 계승은 잘하는데 발전에 신경을 덜 쓰는 것 같다. 우리가 보기에는 재미없는 것 같은데 외국인들이 보면 재미있어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들은 이-마트 보다는 시장을 간다. 예술도 그들만의 예술을 보기를 원한다.
평택문화원에서 <한국소리터>를 운영하면서 두 가지 프로그램을 하고 있다. 서양클래식과 ‘덩기덕 쿵덕’이라는 우리소리 프로그램인데, 아이들에게는 서양 음악보다 국악이 훨씬 인기가 많다.
애들은 ‘한 번도 직접 접해보지 못했다’, ‘방송이나 유치원에서 많이 보고 들었는데 국악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한다. 전통적인 것을 좋아할 만한 관객을 개발하면 된다. 그런 부분에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전통적인 프로그램, 문화원이 가지고 있는 성격상 꼭 사람이 많이 오고 참여해야 좋은 프로그램이 아닌 가지고 가야 할 보전가치가 있는 프로그램을 하다보면, 유행도 바뀌듯이 우리가 보존해 놓지 않으면 유행이 바뀌었을 때 다시 만날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우리는 그런 것들을 가지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여자 개발, 관객 개발을 통해 더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토론자2
작년부터 지역학을 시에서 하고 있다. 문화원에서 기획을 같이 한다. 작년에는 문화 탐방을 했는데 풍수 기행 프로그램을 했다. 올해는 한 마을을 선택해서 들어가자 해서 마을이 겪고 있는 문제들, 마을의 주민들이나 마을이 갖고 있는 자원들. 그것들을 알아보는 시간들로 한 시간을 할애했다. 전통문화자원이라는 것에 매몰되어서 지역학이 그런 방향으로만 가서는 안 된다. 얼마든지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이 지역 학습이다. 단순히 평생학습이 아닌 것이다. 딱딱하고 화석화 된 지식이나, 옛것에 대한 지식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작업이 온고지신(따뜻한 온)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의 전통자원, 향토 다 좋은데 그러한 것들을 말랑말랑하고 따뜻하게, 주민들이 관심을 갖도록 관심을 일으키도록 만드는 작업들이 선행되고 기반이 되어서 생활문화가 만들어 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은 지방문화원진흥법에도 고유문화, 전통문화 향토문화라는 단어가 빠져있다. 모두 지역문화로 통일되어 있다. 그러한 단어의 이해가 안 되어 있기 때문에 문화원은 자꾸 옛것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그런 것들만 잘 잡을 수 있다면 문화원은 충분히 미래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좌장
긴 시간 고생하셨다. 담론 형성, 경험, 연구했던 것들을 논의했다. 다른 문화원에게도 좋은 사례가 되고, 공유할 수 있는 가치가 크리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모아서 의논하는 자리가 가지는 의미는, 생활문화를 통해서 가질 수 있는 공간, 사람, 히스토리에 관한 문제, 프로그램에 관한 문제를 넘어서서 우리가 더 크게 지방문화원이 지역 사회에 할 수 있는 역할과 지방문화원 내부를 구성하는 성원들이 어떤 역량 속에서 지역 사회 미래를 책임 질 것인가에 대해서 좋은 사례가 되고 공유할 가치가 있다.
약간 부족하지만 깊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도연합회
내년도에 지방문화원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흐름들이 있는데 그동안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서 슬기롭게 대응하는 것에 소홀하지 않았나 하고 느껴왔다. 그동안 문화원이 만나서 ‘이렇게 가자!’라고 말할 수 있는 장(場)이 적었다. 비영리 독립법인 구조로 개별적, 지역적 차원을 넘어 협의하고 나누는 장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련된 자리이다. 내년에는 이런 형식의 공간을 도연합회 차원에서 더 많이 마련해보려고 한다. 저도 여러 가지로 공부가 많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