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별보기

<특집> <정책/이슈>
경기도 메모리의미래 지향적 자리매김을 위한 협업의 모색
서 교 송 파주문화원 사무국장


경기도 지식정보 자원에 대한 열린 접근과 공유를 취지로 경기도와 사이버도서관에서 추진하는 경기도메모리(Gyeon ggi-do Memory)는 도내 문화자원 아카이빙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일이며, 사업을 추진하는 경기도나 사이버도서관은 물론 관련 전문연구자나 파트너로 나선 경기도 내 지방문화원에서도 환영할만한 사업이다. 
  
 지역 문화자원에 대한 아카이빙은 이미 선택이 아닌 당위의 과제로 관련 기관의 숙제처럼 여겨지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를 가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아카이빙이 가지는 범위와 한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확립되지 못하고, 전문성을 가진 기관이나 단체에서의 사업 추진을 위한 예산확보가 지난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문화원의 입장에서 보면 아카이빙은 용어만 변화했을 뿐 이미 지방문화원의 탄생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곧 지역문화 자원에 대한 아카이빙이었고 또한 새로운 문화자원의 생성과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현재도 많은 지방문화 원에는 각 지역의 근현대사를 증언하는 도서 사진 유품 등 각종의 귀중한 자료들이 정리 안 된 창고처럼 보관되어 있다고 본다. 또 지방문화원이 활동하고 있는 해당 지역의 어느 마을에 존재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유산들도 실질적으로 문화원 의 활동영역 속에 속해있는 아카이브 자료들이 될 것이다. 
  
 지방문화원이 다양한 형태의 역사문화 자원들을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화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은 아날로그적 아카이빙을 위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공간, 확보자료에 대한 분석과 분류를 위한 전문성, 자료수집 및 관리에 필요한 전문인력의 활용과 운영인력 증원을 위한 사업예산의 확보가 지난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는 아직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과 지방문화원은 지역 문화유산의 디지털화를 통한 아카이빙 작업을 이미 수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수행해 오고 있다. 각 문화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자료(발간 책자 중심의)를 사이버 도서관에 제공하고 제공된 자료를 디지털화(스캐닝)해 보관하고, 해당 문화원에는 CD로 자료를 되돌려주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사업이 성공적인 것 같지는 않다. 사이버 도서관이 사업을 이끌고 문화원이 지원하는 형태의 이 사업에 각 지방문화원들이 ‘일방적인 자료의 제공처’라는 이상의 의미를 두기 어려웠고, 제공된 자료의 활용이라는 부분도 체감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소극적이고 비자발적인 형태를 벗어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경기도메모리 사업이 기존의 사업형태를 극복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현재 다양한 통로를 통해 진행되고 있는, 그러나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많은 아카이빙 사업들의 ‘하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경기도 메모리(Gyeonggi-do Memory)를 계기로 도서관과 지방문화원이 갖고 있는 장점의 결합과 단점의 보완을 통한 창조적인 협업체계(Collaboration)를 갖출 수 있다면 두 기관 모두에게 매력적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협업에 대한 방향성이나 긍정적 사업방향에 대한 지향(指向)의 제시는 발제자들의 연구를 통해 충분히 제기되었다고 생각하며, 도서관과 문화원이라는 두 기관단체의 실천적 협업체제 구축을 위한 첨언(添言)을 제출하고자 한다. 
  
 기존에 시행되고 있는 아카이빙 사업은 관리의 주체와 자료의 활용이라는 측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된다.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되는 「향토문화 전자대전」이나 「기록사랑 마을」 사업 등은 대표적인 아카이브 사업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성공적인지 여부에는 반론들이 존재하고 있다. 전문적인 분야에 대한 섣부른 판단은 위험하지만, 사업의 중심에 지역의 자발적 주체적 참여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물론 사업 진행 시기에는 해당 지역에서 당연히 함께 했겠지만 아카이브를 관리하는 부분 또는 활용하는 부분에서 지역의 참여가 담보되지 않았기에 진행형으로서의 아카이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판단된다. 
  
 향토문화전자대전의 경우 지역별 전자대전 구축 이후 해당 사이트 관리를 해당 지역에서 하지 못하고 사업기관에서 전담하고 있어 지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현재의 역사와 자료들에 대한 아카이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기록사랑 마을의 경우에도 지자체와 마을단위 지역민들의 협조 속에서 사업이 진행되었지만, 사후 관리에 소홀해 초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사업 자체가 일회적이거나 연구자 중심으로 진행돼 자료 확보 후 활용주체를 선정하거나 사후관리 예산을 확보하는 등의 사전준비가 없었기 때문이다. 
  
 경기도 메모리(Gyeonggi-do Memory)에서 희망을 보는 것은 도서관과 문화원이 가진 장점이 아카이빙 전반에 걸쳐 긍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도서관은 수많은 자료를 분류하고 보관하며, 안정적 기반(시설 및 인력, 예산) 속에서 도민들과 만남의 장을 확보하고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상당 부분 문화원이 가지지 못한 것이다. 반면 문화원은 향토사연구소 등을 활용한 현장에서의 자료의 수집, 현재 진행되고 있는 각종 문화활동을 통한 자료의 생성, 그리고 아날로그 자료의 수집과 전시를 통한 자료의 활용 등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두 기관의 강점을 온전히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 수립되어야 한다. 우선 도서관에서 구축하고 있는 자료의 분류와 보관, 배치에 대한 전문성을 지방문화원에 이식하여야 한다. 개별 문화원이 소장하고 있는 자기 지역의 역사문화 자료와 전국적인 역사 자료들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데 도서관이 확보한 도서관리 프로그램이나 관련 전문지식이 큰 도움이 될 것이며, 이는 도서관에서 수집할 데이터의 한계와 범위를 설정하는데도 능률적인 기초를 제공할 것이다. 
  
 또한, 사업을 통해 디지털화 된 자료에 대한 권리의 설정과 정보사용의 범위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원본 소스는 문화원에서 수집하고 도서관은 수집된 자료를 디지털화(스캐닝을 넘어선)하고 이를 보관하되, 도서관 이용자들에게 제공하는 자료는 원본을 다운싸이징한 썸네일 형태나 다운로드가 차단된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는 자료의 저작권 문제발생의 소지를 해소하고, 자료의 수집 또는 생성을 주요 사업목표로 하는 문화원을 보호하는 조치가 될 것이다. 저작권과 관련해서도 심도 있는 논의와 협의가 필요할 것이다. 

 구분

역할 

자료형식 

자료보관 

비고 

도서관 

자료가공/자료제공 

다운사이징 썸네일 

디지털 원본 

 

문화원

자료수집/자료활용 

원본자료 

아나로그 원본 

 



 아울러 수집된 자료의 원본을 보관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되어야 한다. 이 사업이 단지 도서관의 데이터를 확장하기 위해서만 기능한다면 ‘경기도 지식정보 자원에 대한 열린 접근과 공유’라는 원대한 목표의 포장에만 치우치게 될 것이며, 결국은 문화자원의 수집과 활용이라는 근본적인 내용을 잃어버리는 오류를 범하게 될 것이다. 수집된 원본자료의 보관과 활용을 위해 각 지방문화원이 자료를 보관할 수 있도록 경기도메모리 사업 내에서 지원방법이 제시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자료의 지속적인 관리와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경기도메모리의 근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위에서 언급한 실천적 목표들을 이루기 위해 도서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작은 도서관’ 제도의 활용도 검토해볼 만하다. 각 문화원이 소장하고 있는 장서들을 기본으로 하고, 아카이빙의 대상이 되는 자료들을 수집하고 보관하고 활용하는 지역적 근거로, 지방문화원 내에 지역사 전문 도서관의 성격을 가진 작은 도서관을 배치하는 것이다. 작은 도서관 지정을 통해 문화원 내에 도서관이 지니는 전문성을 유치함으로써 아카이빙의 대상이 되는 각종 자료의 체계적 분류와 활용을 지원받을 수 있는 근거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각 지방문화원의 상황에 따라 공간 확보 여부가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만, 사업주체인 경기도의 정책적 의지만 있다면 어렵지 않게 해결될 것으로 판단한다. ‘작은 도서관’ 지정은 앞서 발제자가 제시한 긍극적 시스템인 ‘라키비움’의 사전단계로 신속한 추진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메모리가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아카이빙의 성공적 사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경기도도서관과 지방문화원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협업체제를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역사학자나 문헌정보 관련 학자 등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함은 거론할 나위가 없는 자명한 일이다.
  
 ‘도서관은 주민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박물관·미술관·문화원·문화의 집 등 각종 문화시설과 교육시설, 행정기관, 관련 단체 및 지역사회와 협력하여야 한다.’는 도서관 법 제7조의 조문을 넘어선 경기도도서관과 경기도 내 지방문화원의 창조적 협업(協業)이 필요할 것이다.


TOP